김종길의 <칼국수>
칼국수 김종길 내 고향 안동에서는/ 국수를 국시라 하는데,/ 이제는 서울에도 ‘안동 칼국시’ 집들이 있다.// 국수에 칼이라는 접두사를 붙이는 것은/ 기계로 빼는 국수와 구별하기 위한 것이니,/ 칼국수는 우리의 주요한 전통적 음식.// 우리는 그것에 관한 숱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 나는 어릴 적에 국수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것을 만드는 것을 보는 것은 좋아했다.// 안반 위에서 방망이에 말려,/ 종잇장처럼 엷어진 국수를 썰면 나오던 ‘국시꼬리’./ 그것을 화롯불에 구워 먹는 것은 더욱 좋았다.// 지금 칼국수가 내게 각별한 그리움을 자아내는 것은/ 옛 시골집 안마루에서 그것을 만들던 안 어른들 때문./ 지금은 그 옛집도 그 안 어른들도 찾을 길 없기 때문.// 김종길의 칼국수..
시평
2023. 5. 28. 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