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용의 <환상통>
김신용의 시환상통 幻想痛> 새가 앉았다 떠난 자리, 가지가 가늘게 흔들리고 있다 나무도 환상통을 앓는 것일까?몸의 수족들 중 어느 한 부분이 떨어져 나간 듯한, 그 상처에서끊임없이 통증이 베어 나오는 그 환상통,살을 꼬집으면 멍이 들 듯 아픈데도, 갑자기 없어져 버린 듯한 날 한때, 지게는, 내 등에 접골된 뼈였다木質의 단단한 이질감으로, 내 몸의 일부가 된 등뼈. 언젠가 그 지게를 부수어버렸을 때, 다시는 지지 않겠다고 돌로 내리치고 뒤돌아섰을 때내 등은, 텅 빈 공터처럼 변해 있었다 그 공터에서는 쉬임없이 바람이 불어왔다그런 상실감일까? 새가 떠난 자리, 가지가 가늘게 떨리는 것은? 허리가 굽은 할머니가 재활용 폐품을 담은 리어카를 끌고 골목길 끝으로 사라진다...
시평
2022. 11. 27. 0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