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익의 <깍두기>
깍두기 국밥과 설렁탕엔/ 마땅히 있어야 할 그것이 있지/ 그래, 깍두기/ 숟가락 한입 가득 밀어 넣고는/ 다음 순간을 기다리는 뜨거운 기대 속에 붉게 물든/ 깍두기, 그 황홀한 입맛 생각나네/ 와싹,/ 깨물면 통통거리는 기쁨이 입 안에 가득 펴져/ 나는 할 말을 잃고 거듭 실수하네, 이미 절정에 다다른/ 그 맛 때문에-/ 그래서일까, 1960년대 미국으로 건너가서 노래 부르던 김시스터즈도/ 아침저녁 식사 때면 런치에다 비후스텍 맛 좋다고 자랑 쳐도/ 우리나라 배추김치 깍두기만 못하더라>*고 말하면서/ 깍두기에 대한 찬가를 널리/ 세상에 퍼뜨렸다네/ 깍두기,/ 누구든지 쉽게 만들 수가 있지만/ 그러나 누구든지 쉽게 만들 수 없는, 토속적 끼가 박힌/ 그 맛 때문에/ 나는 연서 戀書를 쓰..
시평
2023. 8. 14. 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