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싸움은 용감했어도 깃발은 찢어져/ 세월은 흘러가도/ 굽이치는 강물은 안다//
벗이여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갈대마저 일어나 소리치는 끝없는 함성/ 일어나라, 일어나라/ 소리치는 피맺힌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자 여 따르라/ 산자 여 따르라,//
백기완. 황석영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전문.
<자반고등어의 행진곡>
뭄뚱이도 머리도 꼬리도 남김없이/ 밥반찬 되자던 뜨거운 맹세/ 손님은 간데없고 파리만 나부껴/ 손님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이렇게 안 팔려도 옛사람은 안다/ 알맞게 간이 밴 자반고등어의 참맛을/ 앞서서 나가니 삼치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꽁치여 따르라.//
패러디의 시인의 <자반고등어의 행진곡> 전문.
<어설픈 해설>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추모하는 노래이자, 한국 민주화 운동을 대표하는 민중가요다. 극히 일부 극우주의자를 제외하고 정파를 가리지 않고 부르는 노래다.
1981년 5월 백기완의 미발표 장 시 <묏비나리>(1980년)의 한 부분을 인용하여, 소설가 황석영이 가사를 짓고 전남대 출신 김종률이 곡을 붙인 노래다.
이 노래는 광주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숨진 윤상원과 1978년 겨울 노동 현장에서 들불야학의 선생으로 일하다가 숨진 박기순의 영혼결혼식을 내용으로 하는 노래굿 ‘넋풀이- 빛의 결혼식’를 통해 처음 발표되었다.
그 후 1982년 제작된 음반 ‘넋풀이 –빛의 결혼식’에 수록되었고, 민주화 운동은 물론 진보 계열의 시민단체, 노동단체, 학생운동단체 집회에서 널리 불렸다.
위의 가사 외에 다음과 같은 일반화 된 가사가 있다. (일명 5월의 노래.)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또 백기완의 장시《묏비나리》 속의 가사도 있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싸움은 용감했어도 깃발은 찢어져/ 세월은 흘러가도/ 구비치는 강물은 안다//
벗이여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라/ 갈대마저 일어나 소리치는 끝없는 함성/ 일어나라, 일어나라/ 소리치는 피맺힌 함성/ 앞서서 가나니/ 산 자여 따르라 산 자여 따르라//
이 노래는 일본이나 대만, 홍콩, 필리핀,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아시아 노동계에서도 노동자의 투쟁가로 불러 지고 있다고 한다.
*묏비나리는 묏은 산(山)을 뜻하며, 비나리는 <빌다>가 원형이라 <산에 빌다>, <산에서 빌다> <산을 향해서 빌다> <억울한 사정을 빌다> 등, 그러니 5·18의 원혼을 비는 행사의 노래가 될 것이다.
*한편 나는 이 거룩한 <임을 위한 행진곡>의 패러디 시가 마음에 안 든다. 왜냐? 너무 천박하고 밋밋해서이다. 하긴 패러디이니 이해는 간다만……, 그래도 아니다 싶어, 다음과 같이 지어 본다.
<청춘을 위한 행진곡>
눈물도 한숨도 애절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우리의 맹세/ 가는 세월 누구라 막으리오 만은 인생은 흘러가는 청춘./ 그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도 흐르고 인생도 늙어가니/ 늦기 전에 한 몸 되어/ 아기자기 살아 보세, 아기자기 살아 보세/ 그 어떤 난관이 닥치더라도/ 흔들리지 말자 흔들리지 말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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