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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무의 <수제비>

시평

by 웅석봉1 2023. 6. 2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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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비

 

한숨과 눈물로 간 맞춘/ 수제비 어찌나 칼칼, 얼얼한지/ 한 숟갈 퍼 올릴 때마다/ 이마에 콧잔등에 송송 돋던 땀/ 한 양푼 비우고 난 뒤/

 

옷섶 열어 설렁설렁 바람 들이면/ 몸도 마음도 산그늘처럼/ 서늘히 개운해지던 것을// 살비듬 같은 진눈깨비 흩뿌려/ 까닭 없이 울컥, 옛날이 간절해지면/ 처마 낮은 집 찾아 들어가 마주하는,/ 뽀얀 김 속 낮달처럼 우련한 얼굴/

 

구시렁구시렁 들려오는/ 그날의 지청구에 장단 맞춰/ 야들야들 쫄깃하고 부드러운 살()/ 훌쩍훌쩍 삼키며 목메는 얼큰한 사랑//

 

이재무 시인의 <수제비> 전문.

 

 

<어설픈 해설>

 

 

처마 낮은 집 찾아 들어가 마주하는, 뽀얀 김 속 낮달처럼, 우련한 얼굴을 먹는다. 찌그러진 얼굴을 먹는다. ……, 낮달을 먹는다. ……, 수제비를 먹는다.

 

까닭 없이 울컥, 옛날이 간절해지면, 그 어렵게 살던 아련한 시절에, 한숨과 눈물로 간 맞춘 어머니의 얼굴, 어머니의 땀. 수제비야, 수제비야. 그리운……, 수제비야.

 

한숨과 눈물로 간 맞춘 수제비, 어찌나 칼칼하고 얼큰한지 한 숟갈 퍼 올릴 때마다, 이마에, 콧잔등에 송송 돋던 땀이여,…… 수제비여,~~~ 맛있다.

 

구시렁구시렁 들려오는 그날의 지청구에 장단 맞춰, 야들야들 쫄깃하고 부드러운 수제비, 훌쩍훌쩍 삼키며 목메는 얼큰한 사랑이어라. 맛있다,……, 수제비여.

 

한 양푼 비우고 난 뒤, 옷섶 열어 설렁설렁 바람 들이면 몸도 마음도 산그늘처럼 서늘히 개운한 것을……,고맙다, 수제비여.

 

 

이재무(1958~현재) 시인은 충남 부여 출신으로 동국대학교를 졸업하고 1983삶의 문학》 「귀를 후빈다로 등단하였으며

 

시집으로는 섣달그믐, 온다는 사람은 오지 않고, 벌초, 몸에 피는 꽃, 시간의 그물, 위대한 식사, 푸른 고집, 누군가 나를 울고 있다면, 경쾌한 유랑, 주름 속의 나를 다린다, 슬픔에게 무릎을 꿇다, 슬픔은 어깨로 운다, 데스벨리에서 죽다, 즐거운 소란, 저녁 6, 괜히 열심히 살았다,

 

산문집 생의 변방에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밥, 집착으로 부터의 도피, 쉼표처럼 살고 싶다, 긍정적인 밥, 시평 집으로 사람들 사이에 꽃이 핀다면

 

난고(김삿갓)문학상. 편운문학상. 윤동주문학상. 이육사시문학상. 유심작품상. 풀꽃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천년의 시작대표이사로 재직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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