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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석의 <따로국밥>

시평

by 웅석봉1 2023. 7. 1.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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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국밥

 

국밥 먹기란 얼마나 성급한가?/ 선 채로 먹건 앉아서 먹건 그 뜨거움에 숨을 몰아쉬면서/ 현실과 꿈, 나와 너, 또는 지나온 곳과 가야 할 곳까지/ 말아서 후딱 해치우느니,//

 

그러니, 숨을 돌리기 위해 국 따로 밥 따로 해서/ 국에 밥을 말아 먹건, 밥 먹고 국을 떠먹건/ 느긋하게 해결하도록 따로국밥을 낸 거다//

 

얼큰 화끈한 기질 아닌가,/ 뼈 우려낸 국물과 밥은 한 기운으로/ 자욱한 김에 싸인다.//

 

이 분지에서는 누구든 그 기운으로 일어선다./ 평상에 앉아서 맹더위와 싸울 때나,/ 장터 언저리에서 매서운 추위와 너나들이할 때/

 

그 뜨겁고 매운 걸 한사코 들이켠다./ 서로 만만치 않은 삶을/ 그런 자욱함으로 휩싸버린다.//

 

이하석 시인의 <따로국밥> 전문.

 

 

<어설픈 해설>

 

현실과 꿈, 나와 너, 또는 지나온 곳과 가야 할 곳까지, 말아서 후딱 해치우느니, 그러니, 숨을 돌리기 위해, 국 따로 밥 따로 해서 먹는 거니……, 옳거니 그렇다는 거니.

 

하긴, 국밥 먹기란 얼마나 성급하고, 목도 간질거리고, 얼마나 밋밋한가? 선 채로 먹건 앉아서 먹건 그 뜨거움에 숨까지 몰아쉬면서, 쉬지 않고 몰아치다니……, 가슴까지 답답해 오지. 그런 거니.

 

그래서 숨을 돌리기 위해서 국 따로 밥 따로 해서, 국에 밥을 말아 먹건, 밥을 먹고 국을 천천히 떠서 먹건 느긋하게 해결하도록 따로국밥을 낸 거라……, 허허 좋은 거니.

 

그리하여 따가운 햇살 받으며 맹더위와 싸우는 한 여름이나, 맹추위와 싸우는 엄동설한이나, 그 뜨거운 국물을 한사코 마시는 그런 무모한 식사는 거두자는 거니……, 옳거니, 좋다.

 

아서라, 우리는 서로 만만치 않은 삶을 사는 그런 자욱함으로 휩싸인 삶이 아니지 않는가. 천천히 여유롭게 먹자, 그래서 따로국밥을 낸 거다.

 

그러니, 꼭꼭 씹어서 천천히 먹자. 그렇게 먹는 거니,……, 그래야, 되는 거니.

 

이하석(1948~ 현재) 시인은 경북 고령에서 출생하여 경북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1971<현대시학> 추천으로 등단하여

 

시집으로 기억을 미래, 투명한 속, 金 氏의 옆얼굴, 우리 낯선 사람들, 측백나무 울타리, 금요일엔 먼 데를 본다, , 高靈을 그리다, 것들, 상응, 연애 간(), 등이 있고

 

시선집으로 유리 속의 폭풍, 비밀, 고추잠자리, 부서진 활주로, 환한 밤등이 있으며,

 

현대불교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대구문학상. 김수영문학상. 도천문학상. 김달진문학상. 김광협문학상. 대구시문화상 이육사문학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영남일보 논설실장, 대구문학관장을 역임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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