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는 어느 정도 흘리면 사망할까?
몸속을 흐르는 혈액량(血液量)의 3분의 1 이상 사라지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혈액량은 성인 기준으로 몸무게의 약 8%다. 가령 몸무게가 50킬로그램이라면 4리터 정도다. 그중에서 5분의 1 이상이 갑자기 사라지면 쇼크 상태가 되고, 혈액량의 3분의 1이 사라지면 생명(生命)이 위험할 수 있다.
소화기관(消化器官) 등 체내에서 출혈이 생기면 혈관이 다량 소실될 수 있다.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폐에서 호흡 곤란이 일어나 심장(心臟)과 신장(腎臟) 등이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는 호흡 부전 상태가 일어날 수 있다.
같은 출혈량(出血量)이라도 단시간에 출혈하면 위험하다. 어린이는 혈액량이 몸무게의 19분의 1 정도라서 적은 출혈로도 쇼크가 일어날 수 있다. 여성이 남성보다 출혈할 때 잘 견디는 체질이라고 알려져 있다. 수술할 때는 500밀리리터 이상 출혈 시 수혈(輸血)로 보충하는 경우가 많다. 몸무게에 따라 혈액의 양이 다르기, 때문에 헌혈할 때 몸무게 제한이 있는 것이다.
『과학 잡학사전 통조림 <인체 편>』 (지식을 쌓으려면 통째로 조목조목!) <엮은이 키즈나출판 편집부, 옮긴이 서수지, 감수 이경훈, 하라다 도모유키(原田知辛) (사람과 나무 사이, 2023)>, 103쪽에서 인용.
▲각설하고 난중일기를 읽어보자.
갑오년 6월(1594년 6월)
6월 1일(무신/7월 18일)
맑다. 배 첨사(僉使)와 함께 아침밥을 먹었다. 충청 수사가 와서 대화하고, 저녁나절에 활을 쏘았다.
6월 2일(기유/7월 19일)
맑다. 배 첨사(僉使)와 함께 아침밥을 먹었다. 충청 수사도 왔다. 저녁나절에 우수사의 진영으로 갔더니 강진 현감이 술을 바쳤다. 활 2~3 순을 쏘았다. 경상 수사 원균(元均)도 왔다. 나는 몸이 불편해서 그 자리에 누워서 충청 수사와 첨사(僉使) 배문길(裵門吉)이 내기 장기 두는 것을 구경했다.
주) 배경남(裵慶男)은 조선 중기 무신, 문길(門吉)은 자, 1592년(선조 25년) 임진왜란 때 부산진첨절제사(釜山鎭僉節制使) 등 변방 무관직을 거친 뒤 유격장(遊擊將)이 되어 여러 곳에서 전공을 세운 뒤 전라좌수사(全羅左水使) 이순신(李舜臣) 아래로 들어가 활약함.
6월 3일(경술/7월 20일)
초복이다. 아침에는 맑더니 오후에 소나기가 크게 퍼부어 종일 그치지 않았다. 바닷물도 빛조차 흐리게 변했으니 근래에 드문 일이다. 충청 수사와 첨사(僉使) 배경남(裵慶男, ?~1597)이 와서 바둑을 겨루었다.
6월 4일(신해/7월 21일)
맑다. 충청 수사(水使), 미조항 첨사(僉使), 웅천 현감(縣監)이 왔다. 그들과 종정도(從政圖) 놀이로 겨루었다. 저녁에 검사복이 ‘수군의 여러 장수들이 서로 협력하지 않으니, 다음부터는 예전의 버릇을 버려라’고 임금의 교지를 받들고 왔다. 황송하기 그지없다. 이는 원균(元均, 1540~1597)이 술에 취해 망발(妄發)을 부렸기 때문이다.
6월 5일(임자/7월 22일)
맑다. 충청 수사가 왔다. 사도 첨사와 여도 만호, 녹도 만호도 함께 와서 활을 쏘았다. 밤 10시경 급창(及唱) 김산(金山)과 그 처자 등 세 사람이 돌림병에 죽었다.
세 해 동안이나 눈앞에 두고 미덥게 부리던 사람들이 하룻저녁에 죽어 나가니 몹시도 참혹하다. 오늘은 무밭을 갈았다. 송희립(宋希立), 낙안 군수, 흥양 현감(縣監), 보성 군수가 군량을 독촉하기 위해 나갔다.
주) 급창(及唱)은 군아에 속하는 종으로 상관의 명령을 큰 소리로 전달하는 사람. 즉 목소리로 심부름하는 종. -121-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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