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마비가 뭘까?
갑자기 심장이 멈추며 사망하면 ‘심장마비(心臟痲痺)’라고 하는데, 심장마비는 의학(醫學)용어가 아니라서 사망(死亡)을 선고(宣告)하는 의사(醫師)는 사용(使用)하지 않는다. 건강(健康)해 보이던 사람이 느닷없이 쓰러질 경우, 자동 제세동기(Automatic Eternal Defibrillation)를 사용하면 목숨을 구할 수 있다.
마라톤이나 등산(登山) 도중에 갑자기 의식(意識)을 잃고 사망하는 사람이 있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으며, 나이와도 무관(無關)하다. 이때 심장은 불규칙(不規則)하게 떨려 혈액을 내보내지 못한다. 심장 경련은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심장의 미세한 경련을 심실세동(心室細洞), 지나치게 빠른 리듬을 심실빈맥(心室頻脈)이라고 부른다.
심장이 경련(痙攣)을 일으키면 심장이 올바른 리듬을 잡을 수 없다. 이때 몸 외부에서 전기 충격(衝擊)을 가하면 리듬을 바로잡을 수 있다. 심장이 몇 분만 혈액(血液)을 공급하지 못해도 뇌에 심한 장애(障礙)가 생길 수 있고, 일정 시간 초과(超過)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과학 잡학사전 통조림 <인체 편>』 <엮은이 키즈나출판 편집부, 옮긴이 서수지, 감수 이경훈, 하라다 도모유키(原田知辛) (사람과 나무 사이, 2023)>, 41쪽에서 인용.
*각설하고 올레길을 걸어보자.
▲체험장(體驗場)을 나온 길은 지미봉을 바라보며 해변의 모래사장을 걷고 모래사장을 나온 길은 <파도소리펜션>을 지나서 다시 포장도로(鋪裝道路)를 잠시 걸어서 이내 해안의 <나무덱> 길을 걷는다. 덱(Deck)길 아래에는 검은 바위들이 사나운 몸을 감춘다. 길은 다시 해수욕장 탈의실을 지나 해안도로로 올라서니 고요한 호수가 지미봉 그림자를 품고 있다.
하도리 <용항포>는 포구(浦口)에 둑을 쌓고 다리를 놓아 호수(湖水)가 되어, 지금은 겨울 철새들의 보금자리가 되었다. 호수는 먹잇감이 풍부(豐富)하고 습지(濕地)가 넓어 둥지를 틀 수 있는 곳이 많아 철새들이 이곳에서 겨울(冬)을 난다.
철새도래지에는 철새들의 모형(模型)을 만들어 놓았는데, 하마터면 속을 뻔했다. 다가가니 움직임이 없다는 것 알겠다. 호수 넘어 바다 쪽은 모래사장이 넓고 물결이 잔잔(孱孱)하여 제철에는 멋진 해수욕장(海水浴場)이 되겠다.
호수 둑을 지난 길은 이제 밭길로 들어선다. 제주도 땅의 끝 봉우리 지미봉을 향하여 우리는 천천히 그러나 힘차게 걷는다. 푸른 밭과 검은 돌담 사이에 검은 빗돌들이 가득한 가족(家族) 묘원(墓園) 하나가 평온해 보인다. 제주에서 흔히 보는 가족 묘지(墓地)다.
김해김씨(金海金氏) 금릉군 파(派), 입도(入島) 8세, 통정대부 치택공(致澤公) 가족 묘원이다. 최근(2014년 8월)에 조성된 묘지라 산뜻하다. 우리는 묘지 앞 양지바른 곳에서 막걸리 한잔으로 잠시 목을 축였다. 어쩐지 포근한 느낌, 남은 막걸리를 묘지 위에 뿌리니 조상(祖上)을 섬기는 일이 후손(後孫)들의 도리(道理)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길은 드디어 지미봉(只未岳, 또는 地尾오름) 초입에 들어섰다. 해발 165.8m 지미봉은 낮지만 가파르다. 가파른 길을 오르는데, 나무에 걸려있는 검은 물체(物體)가 사람을 놀라게 한다. 마치 나무에 목을 매고 걸려있는 사람의 형상(形狀)이다. 오늘도 많이도 놀라며 걷는다.
자세히 보니 매달린 것은 플라스틱 통(트랩)이다. 작은 아이의 키 높이만 하다. 알고 보니 소나무재선충 방제용 <솔수염하늘소 페로몬> 유입 트랩을 친환경적으로 설치한 것이라 설명하고 있다. 재선충(材線蟲, 일명 소나무에이즈), 문자 그대로 나무를 갉아 먹는 선충(蟬蟲)이다. 효과가 있어 전국적으로 만연한 재선충이 전부(全部) 사라지기를 기대한다.
가파른 길은 드디어 산 정상(頂上)으로 올라선다. 남은 거리 2.5km를 걸어서 산마루 전망대에 오르니 시야(視野)는 360도로 막힘이 없다. 뒤를 돌아보니 하도리 철새도래지(渡來地) 호수(湖水)와 바다가 후정(後庭)이고, 시야를 오른쪽으로 옮기니 우도(牛島)와 성산일출봉(城山日出峯)이 전위부대(前衛部隊)고, 왼쪽으로는 식산봉(食山峰), 두산봉(斗山峰)이 측방(側方)의 원군(援軍)이다. 멋진 풍경(風景)이고 완벽한 요새(要塞)다.
그뿐이면 천하의 여행가 한비야(1958~ )가 그렇게 칭송(稱頌)하겠는가, 시야(視野)를 코앞으로 내리면 발아래 펼쳐진 종달리 마을풍경이 팔레트(Palette)에 가득하다. 붉고 푸른 지붕에 검은 돌담과 연록(軟綠)의 들판은 모자이크(Mosaic) 조각(彫刻)들의 향연(饗宴)이다.
인간 세상이 아닌 천상(天上)의 환상(幻相)을 보는듯하다. 꿈(夢)에라도 살아보고 싶은 마을이다. 과연 제주올레의 절정(絶頂)이겠다.
지미봉은 제주의 최전선 봉수대(烽燧臺)다. 왜구의 노략질을 수시로 탐지(探知)하여 북서로는 <왕가봉수>, 남동으로는 <성산봉수>와 교신(交信)한 제주도 군사 경계의 요충지(要衝地)였으니 문무를 겸비(兼備)한 거봉(巨峯)이다.
지미봉을 내려선 길은 마을 어귀를 돌라 우도 도항선(渡航船) 선착장이 있는 종달항 앞에서 해안 길로 이어진다. 이어지는 해안도로(海岸道路)는 한적하다. 길가의 <스테이지하우스 (커피 겸 게스트하우스)>와 조각배 두 척이 잠자는 작은 포구(浦口)인 <자리코지>, 그리고 <방망세기불턱>은 올레길의 마지막 포인트다.
여길 지나면 바로 올레길의 끝 <종달바당>이니, 이제 잠시 쉬어가도 좋을 것이다. 긴 여정(旅程)은 여기 <종달바당>에서 끝나고, 우리는 올레길이 아닌 성산일출봉(城山日出峯)으로 기어오른다. 일출봉의 웅장(雄壯)함은 올레길이 아니라서 부득이 여기서는 생략(省略)한다. 이로써 우리의 올레길은 이제 추자도(楸子島) 코스만 남겨 놓았다 -143)-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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