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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 길 위의 풍경>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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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석봉1 2025. 1. 13.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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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마시면 왜 잠이 오지 않을까?

 

커피 원두 속에는 카페인(Caffeine)이라는 물질이 들어 있다. 그래서 커피를 마시면 카페인의 작용으로 잠이 오지 않는다. 카페인은 커피 원두뿐 아니라 녹차(綠茶)와 홍차(紅茶), 코코아와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콩에도 다량 들어 있다.

 

깨어 있으면, 수면 물질이 뇌에 쌓이며 졸음이 오게 만든다. 수면 물질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아데노신(Adenosine)이다. 카페인은 이 아데노신이 뇌()의 신경세포와 결합하지 못하도록 방해해, 커피를 마시면 잠이 오지 않는 것이다.

 

카페인은 소변 배출을 증가시키는 이뇨 작용과 신진대사를 촉진해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통증을 완화하는 등의 작용이 있어 의약품으로도 활용된다. 한편 카페인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카페인 중독(中毒)에 걸릴 수도 있다.

 

과학 잡학사전 통조림 <인체 편><엮은이 키즈나출판 편집부, 옮긴이 서수지, 감수 이경훈, 하라다 도모유키(原田知辛) (사람과 나무 사이, 2023)>, 381쪽에서 인용.

 

*각설하고 올레길을 걸어보자.

 

김영갑이 이어도를 그리는 모습을 상상하는데,……,그가 고백한 말이 떠오른다. -꿈속에서 몽정을 경험하듯 자연 속에서 오르가슴을 경험한다. 아침저녁 홀로 초원을 돌아다니다 보면 오르가슴을 느낀다. 신선한 공기, 황홀한 여명(黎明), 새들의 지저귐, 풀 냄새, 꽃향기, 실바람, 모든 것들이 인위적으로 만들 수 없는 절묘한 조화를 부린다- 그 섬에 내가 있었네83쪽이다.

 

두모악에서 우리는 얼마를 지체했을까,……,짧아지는 가을 해가 서산 기슭에 걸리는 것을 보고 갤러리를 나섰다. 정원에서 서성이는 관람객들도 하나둘 자리를 뜬다. 세월(歲月)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고 한다. 하루해()도 저물면 사람을 둥지로 돌아가게 만든다.

 

김영갑의 마지막 해(2005), (5)에 유채꽃이 질 무렵엔 혀의 근육(筋肉)도 굳어져 더듬더듬 말을 잇던 그가 <남아있는 사람들의 몫>을 채근하듯, 두모악에는 흰 구름이 흘러갔을 것이다. 그날 우리가 두모악을 나설 즈음에 두모악에는 삽시간에 바람이 불었다. 마치 그가 하늘나라로 올라갈 때처럼……

 

참고로 두모악의 관람 시간은 봄(3월에서 6월까지), 가을(910)은 오후 6시까지, 여름(78)은 오후 7시까지, 겨울(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은 오후 5시까지다. 업무 개시는 언제나 오전 930분부터다.

 

올레길은 <삼달로>를 조금 걷다가 들길로 빠진다. 들 가운데 홀로 있는 <갈매 농장>의 꽃길은 지는 햇빛을 받아 더욱 붉다. 농장 이름의 <갈매>는 갈매나무에서 따온 이름이리라. 갈매나무는 <고향 생각>이라는 꽃말처럼 고향(故鄕)을 생각게 하는 아름다운 이름이다. <갈매 농장>도 역시 겉보기엔 아름다웠다.

 

길을 걸으니 멀리서 철새 한 마리가 날아오른다. 이를 바라보는 지팡이 노인(老人)도 어서 가라고 손을 내 젓는다. 노인의 몸짓이 우리를 향한 것인지, 저 새를 향한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그도 저도 아닌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노을이 짙어지면 둥지를 찾아가야 하는 것은 새나 사람이나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노인도 지팡이를 휘휘 저으며 멀어져 간다.

 

길은 하천길 삼거리를 지나고 일주동로(一走東路) 신풍교차로를 건너서 바다 쪽으로 내려서니 새로 난 B 코스와 만나는 지점에 다다른다. 해는 이미 기울어 가로등(街路燈) 불빛이 찬연히 빛을 발하는 시간, 우리는 걷기를 멈추었다.

 

오늘의 가을은 쓸쓸하다는 감정(感情)이 오늘따라 술잔을 들게 한다. 지금 살아 있어도 예순이 안된 젊은 그를,……~ 어쩌란 말인가, 숙소로 돌아온 우리는 울적한 마음을 달래려고 술잔을 들었다.

 

다음날은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제주의 날씨는 이처럼 변화무쌍(變化無雙)하다. 오늘은 혼자 길을 걷는다. 어부인은 딸아이와의 약속이 있어 동행하지 못했다. A, B 코스가 갈라지는 곳에 내려서 곧장 바다 쪽 B 코스를 걸었다.

 

올레 간세는 바닷길을 안내하는데, 무시하고 차도를 계속해서 걸었다. 비 오고 바람까지 심하니 바다의 돌길은 위험해서다. 차도(車道)를 걷던 길은 곧 산길로 접어든다. -126)-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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