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무호흡증이 뭘까?
잠을 자는 동안 몇 차례나 호흡(呼吸)이 정지하는 증상이다. 수면 무호흡증인 사람은 코를 심하게 골 때 호흡이 멈출 수 있다. 한 시간에 5회 이상, 10초 이상 호흡이 정지하면 수면 무호흡증을 의심할 수 있다. 호흡→코골이→무호흡→호흡을 반복한다.
수면 무호흡증은 호흡이 멈추는 증상이 전부가 아니다. 고혈압(高血壓), 뇌졸중(腦卒中), 협심증(狹心症), 심근경색(心筋梗塞) 등의 질병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무호흡 구간이 많을수록 위험률이 높아진다. 돌연사(突然死)로 이어질 수도 있다. 참고로 무호흡은 아니지만 금방이라도 숨이 멎을 듯한 호흡을 <저 호흡>이라고 한다.
수면 무호흡증은 코골이가 심한 사람이 주로 걸리기 때문에 원인이 같다. 비만(肥滿), 흡연(吸煙), 음주(飮酒)를 즐기는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선천적으로 혀가 큰 사람이나 목이 굵은 사람, 기도(氣道)가 좁은 사람 등의 신체적 특징을 가진 사람도 나타나기 쉽다.
『과학 잡학사전 통조림 <인체 편>』 <엮은이 키즈나출판 편집부, 옮긴이 서수지, 감수 이경훈, 하라다 도모유키(原田知辛) (사람과 나무 사이, 2023)>, 378쪽에서 인용.
*각설하고 올레길을 걸어보자.
▲코스 시작점에서 해변으로 약 500m 걸으니 A, B 코스로 갈라지는 삼거리(三距離)에 이른다. 삼거리 부근에서 칼국수 한 그릇으로 이른 점심을 때운 우리는 A 코스(옛 코스)를 걸어 나갔다. 중간에 점심 먹을 곳이 어중간할 것으로 생각되어서였다.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들어서니 작은 카페가 아담하고, 그 담벼락에 푸른 페인트로 쓴 문장이 눈길을 끈다. 짧은 구호가 아니라 긴 글이다. 글을 쓴 바탕이나 글자체가 창의적(創意的)이다. 미적 감각에 문외한이지만 보기 좋은 장면이다. 여기 옮겨 다시 음미코자 한다.
-딸 셋에 부자 되고 아들 셋에 집안 거덜 나던 그 시절 열한 살 차가운 물에 들어/ 동상 키우다가, 열아홉 새댁 들어 시동생 키웠다가 바다 나간 신랑 걱정 내 새끼 때끼 걱정/ 큰바람에 지붕 걱정 한겨울에 무밭 걱정 걱정에, 걱정에, 그 걱정이 생활 되어 버린 인생/ 시간이 흐르고 흘러 시절이 바뀌어 내 아들 장성하여 나를 보러 오지만/ 썩는 무가 아까워 오늘도 해풍에 하영 말려 네게 보낸다- *뒷집 할망.
뒷집은 카페의 뒷집, <살롬 민박집>이라는 간판이 달린 집이다. 해녀 할망의 일대기(一代記)가 시(詩)가 되었다. 시가 별거더냐, 마음이 통하면 시, 아니던가. 걱정으로 사는 뒷집 할망을 생각하며 마을을 지나니, 높은 돌담에 넓은 정원 속 별장 같은 지붕들이 자는 듯이 누워있다.
<제주 빌레성>이라는 이름의 통나무 휴양 펜션이다. 모든 근심 걱정 내려놓고 몇 밤 묵고 푹 쉬었으면 좋을성싶다. 누가? 우리가? 아니지, 뒷집 할망 말이다. 그런 통나무펜션을 지난 길은 일주도로(1132번)를 건너 중산간지대(中山間地帶)로 들어선다.
길섶에는 간간이 노란 감귤이 수확을 기다리고, 파란 양배추가 한창 자라는 밭담 사이사이로 전원주택들이 그림처럼 지어져 있다. 그런 산과 들길을 한참을 걷고, 난산리 마을을 지나 중산간도로(1136번)를 건너니 우수저류지(雨水貯留地) 하나가 큰물을 기다리고 있다.
이어지는 길은 조그만 오름 앞에 다다른다. 오름의 모양이 물통을 닮았다 하여 <통오름>, 가볍게 오름의 정상(頂上)에 서니 머리가 하얀 억새들이 가을바람에 쓰러진다. 쓰러진 억새는 쓰러지지 않는다. 부는 바람보다 더 빨리 일어난다.
젊은 시절, 가을이면 억새가 넘실대는 산등성이를 찾아 오르곤 했었는데 그런 억새밭을 만나니 여기가 가을 고향(故鄕) 같다. 긴 능선을 따라 오름을 돌아서 아래로 내려서니 신산리 교차로(1136번)에 이른다. 교차로를 건너서 차도를 조금 걸으니 또 조그만 오름이 앞을 가로막는다.
홀로 떨어져 있어 외롭게 보인다고 <독자봉(독자봉)>이라는 오름이다. 혹은 오름이 있어 인근 마을에 독자들이 많이 산다고 독자 오름이 되었다는 설도 있으나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봉수대(烽燧臺)가 있어 망오름이라는 별칭은 사실이었다.
정의현 독자봉수는 제주 스물다섯 봉수대의 하나다. 오름의 초입에 아담한 화장실이 있어 이용에 도움이 되었다. <제주올레 화장실>이라는 간판이 미덥고 고맙다. 정상에 오르니 봉수대의 흔적은 희미하나 전망대(展望臺)는 시원하다.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온통 구릉이다.
들(野)이 많은 제주(濟州) 서쪽과는 다른 모습이다. 그래서 동쪽보다는 서쪽 지역(地域)이 더 잘 살고, 그래서 제주는 남북 갈등보다 동서 갈등이 더 심하게 되었다나? 오름은 모두 둥글고 시원하데, <통오름> 정상에는 억새가 많고 <독자오름> 정상에는 곰솔과 삼나무가 많은 것이 다르다. -123)-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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