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혈은 왜 생길까?
적혈구(赤血球)가 부족해져 몸 전체로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생기는 병인데, 혈액 농도가 연해진 상태를 말한다. 적혈구의 수가 감소하거나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의 양이 줄어들면 심장(心臟)에서 먼 뇌(腦)와 손발 끝 등에 산소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는다. 그로 인해 어지럼증과 기립성(起立性) 현기증(眩氣症)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빈혈(貧血)의 원인으로는 과다 출혈, 적혈구 재료 부족, 혈액 생성(生成) 기능 관련 질병, 적혈구를 망가뜨리는 질병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젊은 사람은 헤모글로빈의 재료가 되는 철분 부족으로 인한 철분 결핍성(缺乏性) 빈혈이 많다. 손톱이 갈라지거나 잘 부러지고, 입술과 혀에 염증이 생기거나, 머리카락이 뭉텅뭉텅 빠지면 검사를 받아보자.
빈혈을 예방하려면 적혈구(赤血球)를 증가시키는 균형 잡힌 식단(食單)이 필요하다. 생선, 대두, 우유, 치즈 등에서 단백질(蛋白質)을, 소간과 톳, 살코기 등으로 철분(鐵分)을 섭취하자.
『과학 잡학사전 통조림 <인체 편>』 <엮은이 키즈나출판 편집부, 옮긴이 서수지, 감수 이경훈, 하라다 도모유키(原田知辛) (사람과 나무 사이, 2023)>, 383쪽에서 인용.
*각설하고 올레길을 걸어보자.
▲숲길을 벗어나니 신천리(新川里) 마을 길로 이어진다. 마음이 한결 안정(安靜)된다. 역시 겁이 많은 나는 숲길보다는 마을 길이 편하다. 아마도 그것은 나만은 아니리라. 인지상정(人之常情)이리라.
마을 길이 끝나는 지점에 한 칸짜리 카페가 비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마을 부녀회(婦女會)가 운영(運營)하는 셀프 찻집이다. 파도(波濤)에 우는 바다를 보며 홀로 찻잔을 든 기억(記憶)은 예전엔 없었다. 기분이 묘하다. 첫 경험(經驗)치고는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찻집에서 잠깐 졸다가 길을 걸으니 낮은 다리에 바닷물이 넘실대는 강(江)이 길을 막는다. 강은 성산읍(城山邑)과 표선면(表善面)의 경계인 천미천이고 다리는 <배고픈 다리>라 하였다. 배가 고플 때는 배가 쏙 들어가는 것처럼 다리 중앙(中央)이 낮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名稱)이다.
<배고픈 다리>는 비가 와서 물이 불어나면 건너지 못한다고 하는데 오늘은 다리 위까지 물이 차지는 않았다. 징검다리 같은 다리를 건너니 포구 하나가 길손을 반긴다. 올레길의 포구는 언제나 만만하다. 그래서 제주(濟州)의 포구(浦口)는 정겹다.
포구엔 <바다가 아름다운 하천마을>이란 표지석이 바람 부는 해변을 지키고 있었다. 바다가 아름다운 마을이라는 선전(宣傳)에 마음이 끌려 포구의 정자(亭子)에 올랐다. 저 멀리 물 위에 떠 있는 해변(海邊)의 끝자락이 가슴 저리도록 아름답다고 인정(認定)해야겠다.
정자(亭子)에서 내려와 해변의 끝자락을 보고 길을 걸었다. 저곳이 3코스의 종착점(終着點)일 터이니 말이다. 길은 백사장(白沙場) 옆 잔디 길로 이어진다. 포근한 잔디 위를 잠시 걸으니 넓은 만(灣)에 바닷물이 넘실거린다. 썰물 때는 항아리 같은 저 바다를 가로질러 건널 수 있다는데 오늘은 썰물이 아닌듯하다.
그래서 <해비치 해변>의 해수욕장(海水浴場)을 빙 돌아서 걸었다. 모래 위를 걸으니 남긴 지 오래되지 않은 발자국 하나, 앞서간 사람의 발자국이 선명(鮮明)하다. 초행길에는 남이 남긴 흔적을 따라 걷는 것이 편하다. 안전하고 편한 길을 택해서 걸었다.
그렇게 무심(無心)으로 걸어 해안의 중심에 들어서니 청춘(靑春) 한 쌍이 서로 포즈를 잡아주면서 찍고 돌고 하는 모습이 흐뭇하다.
코스 종점(終點)에 도착하니 어느새 비는 거치고 바람도 잠잠해졌다. 지칠 줄 모르던 비바람도 저 넓은 해변(海邊) 앞에서는 고개를 숙인듯하디. 마치, 비와 바람은 한 쌍인 듯하다. 비도 그치고 햇살이 비치니 여름철 저 백사장(白沙場)을 가득 메울 맨몸의 청춘(靑春)들이 어른거린다. 어른거리는 한 쌍을 생각하니 갑자기 가슴이 뛴다.
<나는 자연을 통해 풍요로운 영혼(靈魂)과 빛나는 영감(靈感)을 얻는다. 초원과 오름과 바다를 홀로 거닐면 나의 영혼과 기억 그리고 자연이 하나가 되어 나의 의식(意識) 속으로 스며든다. 그럴 때면 훌륭한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간절한 바람도 사라진다.>
내가 하고 싶은 사진작가(寫眞作家) 김영갑의 말이다. 나는 뛰는 가슴을 누르고 <해비치 해변>을 돌아 표선면(表善面) 소재지 정류장(停留場)으로 발길을 옮겼다. 새로 솟은 태양(太陽)이 유난히 빛나는 오후다. 이로써 올레 여섯 번째 여행(旅行)은 막을 내린다. 다음 여행을 기다리면서…… -128)-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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