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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 길 위의 풍경>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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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석봉1 2024. 12. 24.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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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가 뭘까?

 

면역 반응이 과도하게 작용해 몸에 해를 끼치는 현상이다. 달걀을 먹으면 알레르기가 일어나는 사람이 있다. 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을 알레르기 항원(allergen, 알레르겐)이라고 한다. 알레르겐은 달걀, 우유, 메밀, 등푸른생선 등의 식품과 삼나무 꽃가루 등에 들어 있다. 한편 반지나 시계 등의 금속도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

 

같은 음식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도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다. 특별히 문제없이 말짱한 사람도 있고, 쇼크를 일으켜 심한 알레르기로 사망하는 사람도 있다. 알레르기라는 말은 그리스어로 <기묘(과민)한 반응>을 뜻하는 알로스(allos)에서 유래했다.

 

선진국에서 알레르기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확실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지나치게 위생적인 환경, 스트레스, 불균형한 식생활, 수면 부족 등이 알레르기를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을 뿐이다.

 

과학 잡학사전 통조림 <인체 편><엮은이 키즈나출판 편집부, 옮긴이 서수지, 감수 이경훈, 하라다 도모유키(原田知辛) (사람과 나무 사이, 2023)>, 369쪽에서 인용.

 

*각설하고 올레길을 걸어보자.

 

젊음을 던져 제주로 내려와 신접살림(?)을 차린 그는 이 세상 모두가 내 것인 양, 제주의 산과 들을 누볐다. 신접살림은 누구나 그런 것처럼 그도 가슴 부풀었을 것이다. 그때의 각오를 들어보자. 그의 산문집그 섬에 내가 있었네(Human & Books, 2004), 54쪽이다.

 

<나는 섬의 오지를 찾아다니며 초가집, 돌담, 팽나무, 노인, 아이, 해안마을, 중산간 마을, 초원, 바다, 오름을 닥치는 대로 필름에 담았다. 제주에 내려오기 전, 섬의 역사와 작업할 것들을 나름대로 정리해 놓았기 때문에 바로 작업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제주와의 신혼생활이 끝나고 시간이 갈수록 그는 가난과 고독에 시달렸다. 초라한 자기 모습이 싫어서 아는 사람을 모른 척 피하기도 했고 때로는 간첩이나 부랑자로 오해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구좌읍 대천동의 중산간 마을에 살았던 시절 주변의 억새밭을 보면서 인생을 노래했다.

 

5월이면 억새의 새싹이 나오고, 6월이면 제법 빠르게 자라고 7월이면 잎이 억세어지고, 8월이면 키가 2미터 가까이 자라고, 9월이면 꽃대가 굵어지고, 10월이면 꽃이 피고, 11월이면 꽃이 붉은색에서 하얗게 변하고, 12월이면 꽃들이 바람에 날려 앙상한 줄기만 남아, 겨우내 눈과 바람에 시달려도 억새는 바람이 떠미는 방향으로 쓰려지지만 꺾이지는 않았다고 노래했다.

 

한편, 그를 미친 짓이라는 사람들의 만류도 뿌리치고 계속 제주의 자연을 카메라에 담은 일만 죽기 살기로 매달렸다. 그때의 사연을 들어보자. 같은 책 96쪽이다.

 

<정말 어려운 일이다. 자신이 영락없는 필부이면서도, 그만저만한 필부들의 삶을 거부한 채 사진만을 안고 살아가는 내 고집을 그들에게 이해시킬 재간이 없다. 더구나 십 년 동안 버텨온 옹고집을 대변할 사진도 지금 네게는 없다.>

 

그렇다면, 김영갑은 왜 그처럼 어렵게 삶을 살려고 했을까. 아무리 예술가라 하더라도 다들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살아가면서 활동하지 않는가. 그런데 김영갑은 무엇이 그토록 간절하기에 가족도 친구도 사랑까지도 포기하고 오직 사진만을 고집했을까?

 

그가 추구하는 사진과 삶은 무엇인가? 나는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자. 같은 책 129쪽이다.

 

<인내와 희생만을 요구하던 시절을 살아간 그들의 땀과 눈물의 흔적이 이 땅에는 아직 남아있다. 그렇게 살다 떠난 토박이들의 흔적들을 한곳에 모아야 한다고 결심했다. 제주도에 정착하게 된 것은 섬에서 나만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뭍의 것들이기에 일상적인 풍경이 새롭게 다가오는 것이 아니다. 내 사진에 표현하고 싶은 주제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 김영갑은 제주의 풍경만을 원한 게 아니었다. 그는 이 땅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흔적에 매료되었고, 그런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하고 싶었고, 그것들을 온전히 사진으로 모아 보고 싶었을 것이리라. 그래서 그는 사진 외에 다른 생각은 일체 멀리했던 것이리라. 그는, 그의 선택에 만족했을 것이다. 계속해서 같은 책 129쪽을 보자. -115)-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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