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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 길 위의 풍경>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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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석봉1 2024. 12. 2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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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은 어떤 질병인가?

 

뇌 내부에서 도파민 분비가 감소해 몸을 움직이는 데 어려움을 겪는 질환이다. 기쁜 일이 있을 때는 뇌 속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된다. 도파민은 좀 더 힘내라고 의욕을 고취할 뿐 아니라 몸을 움직이고 호르몬을 조절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도파민이 감소하면 의욕과 호기심이 줄어들 뿐 아니라 몸을 뜻대로 움직일 수 없는 파킨슨병이 발생할 수 있다. 파킨슨병에 걸리면 팔다리가 떨리거나, 근육이 뻣뻣하게 굳거나, 똑바로 설 수 없다. 1817년 영국의 의사 제임스 파킨슨(James Parkinson)이 이 병의 개념을 정리해 그의 이름에서 병명을 따왔다.

 

파킨슨병은 원인이 불분명한 중증 난치 질환이다. 파킨슨병 환자의 뇌를 관찰한 결과, 중간뇌의 흑질이라는 도파민을 만드는 세포가 감소한 것을 볼 수 있다. 50~65세에 많이 발병하고 고령자일수록 발병률이 높다.

 

과학 잡학사전 통조림 <인체 편><엮은이 키즈나출판 편집부, 옮긴이 서수지, 감수 이경훈, 하라다 도모유키(原田知辛) (사람과 나무 사이, 2023)>, 338쪽에서 인용.

 

*각설하고 올레길을 걸어보자.

 

세 사람이 보조를 맞추고 주변을 살펴 가면서 천천히 걸어 나가는데, 길섶의 가시나무에 빨간 열매들이 조롱조롱 열려있는 것이 마치 꽃처럼 예쁘다. 가지마다 달린 열매는 큰 콩알보다는 작고 깨알보다는 크다. 팥알 정도다.

 

자세히 보니 초피나무(영남지방에서는 제피나무라 함) 열매다. 초피나무는 한반도 남부지방에서 주로 서식하는데 제주올레길에서 만나기는 처음이다. 이렇게 만나니 신기하기도 하고 신선하기도 하다. 기념으로 한 움큼 따서 주머니에 넣었다. 생김치를 담을 때 넣을 요량이다.

 

초피나무를 일부 지방에서는 산초나무라고도 하지만, 산초나무는 따로 있다. 나무의 가시나 잎, 그리고 열매의 생김새는 비슷하나 그 용도는 완전히 다르다.

 

초피나무의 열매와 잎은 약용 향신료로 쓰인다. 특히 경상도 지방에서는 김치를 담글 때나 추어탕을 끓일 때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양념 재료다. 나는 초피나무의 열매를 빻는 가루를 넣은 생김치를 너무 좋아한다.

 

반면에 산초나무는 잎은 사용하지 않고 열매만 따서 기름을 짠다. 옛날부터 산초기름은 가정상비약이었다. 겨울철에 입술이 얼어서 틀 때 바른 기억이 난다. 최근에는 강한 살균효과와 아토피, 기관지, 위염, 복부냉증 등 다양한 약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거의 만병통치약으로 통한다.

 

그래서 고가로 팔리고 있고 재배하는 농가들도 늘고 있다. 나도 지난해 봄, 과수원에 묘목으로 산초나무 50주와 호두나무 20주를 사다 심었다. 앞으로 노후 소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산초기름의 기대를 품고 숲길을 한참 걸으니, 사진으로나 보아온 푸른 차밭이 물결처럼 펼쳐진다. ~ 절경이다. 부드러운 쌍곡선으로 이어지는 푸른 물결은 눈의 피로를 단숨에 풀어준다. 사전지식이 없던 나로서는 놀라움 그대로다.

 

올레길은 차밭 속으로 살금살금 기어서 들어가서 차밭을 빠져나오니, 출구에 있는 매혹적인 두 건물이 또 한 번 나를 놀라게 만든다. <오설록 티 뮤지엄><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가 나란히 많은 관광객을 품고 있다.

 

<오설록>은 국내 최대의 차 종합 전시장이고, <이니스프리>는 모 화장품회사의 전시 문화공간이다. 두 곳 모두가 간단한 음료는 파는 모양이다. 휴일이라서 그런지 이런 산골 주차장에도 차들로 만원이었다.

 

<오설록 티 뮤지엄>을 한 바퀴 돌아 영어 교육도시 교차로를 지나 차도를 좀 걸으니 길은 다시 곶자왈 깊숙이 들어간다. 청수곶자왈이다. 입구에는 <소나무재선충> 방제작업이 한창이라 매우 시끄러웠다. 여기 숲길은 차가 다닐 정도로 넓다. 아마도 옛날 목장 길이었으리라.

 

청수곶자왈을 30여 분 걸으면 무릉곶자왈로 이어진다. 길은 다시 긴 숲길을 무심으로 빠져나와 경로당이 있는 마을로 접어들었다. 마침내 무릉2리 인향동 버스 정류장이다. 코스는 여기서 종료되었다. 우리는 버스 정류장에 앉아 기다리는 동안 잠시 몸을 풀었다. -112)-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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