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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 길 위의 풍경>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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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석봉1 2024. 11. 1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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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이 카이사르(Gaius Julius Caesar)일 것이다. 그러나 로마에는 그를 떠올리게 하는 공간이 거의 없다. 그나마 그가 잠시라도 머물렀을 원로원 건물이 보이기에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카이사르는 B.C. 1세기 중반 아주 잠깐 최고 권력자로 등극했을 뿐 황제가 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로마의 정치체제를 공화정에서 제정으로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에 그의 이름은 제국의 황제 또는 강대한 국가의 절대 권력자를 가리키는 보통명사가 되었다. 캐사르, 카이저, 시저, 차르 등은 표기법과 발음이 다르지만 모두 카이사르에서 나온 말이다,

 

로마신화가 그리스신화의 복제품인 데서 알 수 있듯, 로마는 여러 면에서 그리스의 영향을 받았다. 정치체제도 그랬다. 왕정에서 시작하여 B.C. 6세기에 공화정으로 바뀌었고,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즉위한 B.C. 27년 제정으로 넘어갔다.

 

500년 동안 지속되었던 로마 공화정은 권력자의 선출, 권력의 분산, 분산된 권력의 상호 견제 장치를 보유하고 있어서 현대의 민주정과 닮아 보이지만 실체는 왕정과 귀족정, 민주정을 절충한 혼합체제였다.

 

최고 정무관 콘술(Consul)은 왕정의 유산이었다. 1년 임기의 콘술 2명이 행정부를 이끌고 군을 지휘했는데, 비상사태가 생기면 한 사람이 6개월 동안 독재관(Dictator)이 되어 단독으로 통치했다. 귀족 출신 전직 정무관 300여 명으로 구성한 원로원(Senatus)은 귀족정의 전통을 반영했고,

 

시민 대표를 뽑는 민회(Comitia)는 민주정의 요소였다. 콘술은 최고 권력자였지만 원로원의 자문과 민회 의결을 거쳐야 고위 공무원인 정무관 임명, 법률 제정, 조세 징수, 선전포고 같은 중대 안건을 처리할 수 있었다.

 

유시민의 유럽 도시 기행 1(, 도서 출판. 아름다운 사람들) 116~117쪽에서 인용.

 

*각설하고, 오늘도 올레길을 걸어보자.

 

제주올레, 길 위의 풍경~ 다섯 번째 여행

 

제주 여행은 여름철이 성수기다. 여행은 성수기에 해야 제맛이 난다. 젊은 시절은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성수기에 여행한다는 것은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이다. 일정 조정도 어렵고 요금도 상대적으로 비싸다.

 

게다가 편의시설도 부족하니 불편한 여행이 된다. 그러나 은퇴한 지금은 시간도 넉넉하니 그럴 필요가 없다. 그래서 성수기는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우리나라의 여름은 어디에서나 푸른빛으로 충만하다. 지역적 특성이 적다는 점이다. 이런저런 것들을 생각에서 우리는 여름철인 6, 7, 8월은 올레길을 걷지 않기로 했다. 더욱이 올여름은 초입부터 <메르스>라는 복병을 만나 사람들이 붐비는 관광지는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그러함에도 제주올레는 여름 내내 나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여름은 나에게 무척이나 지루한 계절이었다.

 

마침내 지루한 여름은 가고 기다리던 9월이 다가왔다. 그러나 여행할 여유는 생기지 않았다. 과수원이랍시고 만든 밭에는 하루가 다르게 잡초로 채워지니 이웃 눈치가 보여 그대로 둘 수가 없었고, 열흘 간격으로 아버님 기일과 어머님 생신은 빠질 수 없는 가족 행사였다.

 

그러다 보니 추석 연휴가 코앞이라 움직일 수도 없었다. 그래서 9월도 훌쩍 넘겨 버렸다. 계획을 좀 바꾸어 이번 여행은 길게 잡았다.

 

그렇게 9월도 가고 가을도 깊어진 10월 초, 파란 콩잎이 누런 단풍빛깔로 변해가는 모습을 뒤로하고 길을 나섰다. 그날 밤, 늦은 시간에 우리는 드디어 제주공항에 내렸다. 실로 5개월 만에 밟아보는 제주 땅이다. 공항 로비를 나서서 한참 기다려, 서귀포행 600번 리무진에 몸을 실었다.

 

한여름 동안 짬짬이 읽은 책 중에 여운이 남는 책이 떠오른다. 영화로도 인기를 끈 오래된 사랑 이야기다. 미국 작가 로버트 제임스 월러가 지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공경희 옮김, 시공사. 1993) 라는 소설이다.

 

불륜에 선악이 있을까만은 그래도 참 애잔한 불륜이다. 여기서 불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고, 소설 주인공이 한 행동이 긍정적이라 여기 옮겨 본다. 주인공은 가난하고 고독한 사진작가였다. 그의 책 19쪽을 보자.

 

그는 이 고장이 마음에 들었다. 마음이 풀어져서 이따금씩 차를 세우고, 앞으로 돌아볼 구미가 당기는 곳을 메모하거나 그는 <기억용 스냅사진>이라고 부르는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렇게 마구잡이로 사진을 찍는 목적은, 다시 방문해서 더 자세히 접근해 보고 싶은 곳을 기억 창고에 담아두기 위해서였다” -82)-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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