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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 길 위의 풍경>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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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석봉1 2024. 10. 24.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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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술에 대하여 좀 더 알아보자

 

*천하에 인간이 하는 일이 많건만 술 마시는 일이 가장 어렵다. 그다음에 어려운 일은 여색(女色)을 접하는 일이요, 그다음은 벗을 사귀는 일이요, 그다음은 학문을 하는 일이다,

 

주색우학(酒色友學) 이 네 가지는 군자가 힘써 수행해야 하는 일이다. 술을 마신즉 천하가 정()하고, 천하가 정한즉 만상(萬想)이 일어나고, 만상(萬象) 중에는 큰 뜻이 있는 것이다.

 

군자는 대체로 다섯 가지 흥()이 있는바 고사(高士)를 찾는 일이 첫 번째 일이요, 학문에 진보(進步)가 있는 것이 두 번째요, 벗을 만나는 일이 세 번째요, 중사(重事)를 성취하는 일이 네 번째요, 술 마시는 일이 다섯 번째다.

 

혹자는 말한다. 술 마시는 일은 흥겨운 일기기는 하지만 생각은 어지러운 것뿐이라고, 그러나 그렇지 않다. 술을 마셔 어지러움만 있는 것은 소인(小人)의 정()이요, 군자는 취해도 많은 생각에 다 조리(條理)가 있다.

 

말 안 할 사람과 말하는 것은 말을 잃어버리는 것이요, 말할 사람과 말을 하지 않는 것은 사람을 잃는 것이다. 술 또한 이와 같다. 술을 권하지 않을 사람에게 술을 권하는 것은 술을 잃어버린 것이요, 술을 권할 사람에게 권하지 않는 것은 사람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군자는 술을 권함에 있어 먼저 그 됨됨이를 살피는 것이다.

 

**, 알고 마시면 장수한다.<, 한국소설가협회 회장, 이상문(1947~현재) , 2007년 김&정 출판사 간행>, 88~89쪽에서.

 

***각설하고 오늘도 올레길을 걸어보자.

 

또 하나, 제주에서만의 특별한 가족 생활풍습이 있다. 아들이 결혼하여 일가를 이루면 본채는 아들 내외에게 내어주고 부모는 아래채를 지어서 살림을 따로 차리는 식이다.

 

외관상으로 보면 한 집 울타리 안에서 같이 사는 것 같지만 사실은 밥도 따로 해 먹고 잠도 따로 잔다. 육지에서 보면 천부당만부당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어찌 한집에 살면서 부모를 내몰 나라, 한 단말인가!

 

내가 이런 풍습을 처음 들었을 때는 그건 아니올시다 라고 비판했으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런 생활양식이야말로 자립적이고 진보적이라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신도 어찌하지 못한다는 고부간의 갈등 해소책으로도 노벨평화상 감이라는 생각이고, 내가 먹고 싶은 것 내 스스로 해 먹을 수 있고, 내가 자고 싶을 때 잠자고, 아들, 며느리, 손자들 눈치 보지 않으면서, 언제라도 얼굴 보고 싶을 때 보고 사는 재미를, 그 누가 알겠는가. 나이 먹어보지 않으면 결코 이해하지 못할 묘한 감정일 것이다.

 

다음으로 올레길을 걸으면서 부러운 것 하나, 제주의 공동체 조직이다. 내 고향에는 지금(2023)도 마을에서 이장하는 꼬치 친구(?)가 둘이 있다. 일 많고 골치 아프다고 징징거리는 그들에게 나는 농담 삼아 말한다. <이장을 하려거든 제주도에서 하라>,

 

이장은 행정조직의 최하층 조직이다. , . , 군 읍면 리. 이니, 육지의 이장이나 제주도의 이장이나 다 같은 이장이긴 하다만, 그 규모나 하는 일은 천지 차이다. 제주에는 마을마다 <리 사무소>가 덩실하고, 보건진료소, 마을금고, 학교가 있다. 따라서 이장의 권위가 육지의 면장쯤은 될 성싶어서 하는 말이다.

 

참고로 애월읍 수산리를 보면 수산리에는 본동. 당동. 예원동. 하동이라는 4개의 자연부락이 있다. 그만큼 단위가 크고, 그만큼 할 일도 많고, 그만큼 보람도 있다는 뜻이다.

 

행정 최 일선 조직인 마을이 이 정도는 규모는 되어야 공동체의 역할을 할 수 있을 텐데, 지금 육지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대부분 인구 몇십 명에 불과한 소규모다. 이래서는 원만한 공동체가 되기 힘들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제주의 마을들은 상당히 이상적이다. 날로 고령화되는 사회 속에서 마을에 고사리손들이 뛰노는 학교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축복인가, 제주의 마을이 부러운 이유 중 하나다.

 

그다음으로 원담, 도댓불, 태우, 불턱, 연자방아, 소금빌레를 비롯한 옛 민속 생활시설은 어려웠던 지난 시절을 회상할 수 있는 좋은 문화유산이고, 방사탑, 산담, 집담, 밭담과 같은 돌 문화는 또 얼마나 좋은지,

 

그리고 깅이죽, 뭉게죽, 몸국, 빙떡, 오메기술 등 맛있는 제주 특유의 음식들,……, ! 생각난다, 모두가 자랑스러운 민속이요, 문화가 아니겠는가. -63)-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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