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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 길 위의 풍경>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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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석봉1 2024. 10. 19.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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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술이 약이냐, 독이냐, 음식이냐? 알아보자.

 

*‘술이 약이냐, 독이냐, 음식이냐?’ 또는 술을 마시는 것이 좋으냐, 마시지 않는 것이 좋으냐하는 문제는 예로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논쟁의 대상이 되어왔다. 하지만 종교적인 차원을 떠나 의학적인 견지에서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음주의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즉 잘 이용하면 더없이 편리한 문명의 이기(利器)이지만 잘못 이용하면 끔찍한 흉기가 되는 칼의 이율배반적인 특성처럼 술 역시 긴장과 피로를 해소하고 신진대사를 돕는 밝은 면이 있는, 반면에 오랫동안 과용하면 오장육부를 망가뜨리고 끝내 죽음에 이르는 어두운 면이 있다.

 

알코올을 분해하는 능력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몸무게 60kg인 성인의 경우 간에 무리를 주지 않는 알코올 양은 하루 80g 정도다. 이는 소주 360ml 기준 한 병, 맥주 2,000cc, 포도주 600ml 기준 한 병, 양주 750ml 기준 4분의 1, 가량이다.

 

, 술을 마시는 횟수는 일주일에 2회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섭취한 알코올을 해독하고 간이 제 기능을 회복하는데 적어도 2~3일은 걸리기 때문이다.

 

모름지기 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유용성을 활용하여 건강한 생활을 지속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적당량의 술을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의 리듬을 잃지 않을 수 있는 수준에서 즐기는 현명한 자제력이 필요하다.

 

, 알고 마시면 장수한다.<, 한국소설가협회 회장, 이상문(1947~현재) , 2007년 김&정 출판사 간행>, 81~82쪽에서 요약함.

 

 

**각설하고 오늘도 올레길을 걸어보자

 

<장수 물>에서 왼쪽으로 돌아 야산을 넘어 오르니 토성이 길게 놓여있다. 고려 시대 <삼별초> 군이 강화에서 난을 세운 뒤, 여몽 연합군에 밀려 진도로 근거지를 이동하여 대패하고, 그 일부가 이곳에 거처를 옮겨 26개월 동안 항몽(抗蒙)한 역사의 현장이다.

 

이름하여 <항파두리>. ‘은 항아리이고 파두리는 둘레라는 뜻의 제주어 바두리에서 유래했다고 전한다. 따라서 항아리 둘레 모양의 성이라는 뜻이다.

 

애초에 높이는 5m 정도이고 길이는 6km를 쌓았다는 토성은 다 없어지고 지금은 그 일부만이 복원되었다. 돌의 고장에서 흙 성이라니 의외다. 토성을 넘어 나무 계단을 타고 정자에 올라 숨을 고르고 내려서니, 사적 396, 항몽유적지가 펼쳐진다.

 

그러나 육지 것들이 말하는 의로운 삼별초나 나쁜 몽골이나 황금을 돌같이 여기는 최영 장군이나 모두가 점령군에 불과하다라는 제주 사람들의 정서는 남아있더라.

 

유적지를 한 바퀴 돌아보니 당시의 흔적을 추측할 길이 묘연하다. 넓은 뜰 어딘가에 장군의 동상 하나쯤은 있어야 제격인데 아쉽다. 아쉬운 건 또 있다. 전직 대통령이 쓴 <항몽순의비>가 누워있다. 두 눈을 부릅뜨고 서 있어야 제격일 것이다. 그래야 전원이 전사한 삼별초의 기개가 아니겠는가!

 

하긴 지금은 군데군데 흙을 파헤치고 공사 중이니, 완공 후에는 어떤 모습이 될지 궁금하다. 허허로운 생각으로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나오니, 입구의 유채밭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 두엇이 웃는다.

 

성지를 나서니 올레 중간 산세가 반긴다. 간세 앞에는 봄바람을 마중 나온 중년 남녀가 참()을 먹고 있다. 한낮인데도 벌써 소주병 셋이 나뒹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주량이 보통이 아닌 모양이다.

 

주량은 강할수록 좋을 것은 맞지만 적당히 강했으면 좋겠다. 으허허, 돌하르방과 간세, 남녀가 조화를 이루는 보기 좋은 풍경이긴 하다만,……

 

길은 다시 숲속으로 들어가 고성 숲길, 승조당길, 별장 숲길도 지나는데, 여기도 재선충에 소나무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산마루를 넘어 청화마을로 들어선 길은 <향림사>라는 절을 지난다.

 

올레를 걷다 보면 길의 종류도 많다. 한라산 둘레길, 종교 순례길, 지질 트레일, 옛 도심길, 마을 길 등등, 여기 향림사 입구에도 불교 성지순례길 리본이 달랑거린다. 순례길에는 다음과 같은 안내문을 붙어있다.

 

<참 나를 찾아 떠나는 길, 보시의 길 1구간 14.5km, 대원정사극락사무주 선원백제사법장사향림사혜능사우리 절월영사>

 

이어지는 길은 광령초등학교를 지나서 이내 16코스 종점인 <광령1리사무소>에 이른다. 여기서 대로변을 보니 다가오는 43<67 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길게 걸려있다. 다가오는 날은 201543일이다. 제주 4.3 이야기는 더 이상 하지 않으련다.

 

우리는 사무소 입구의 올레 간세와 작별하고, 공항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오늘도 해변을 걷고 산을 넘고 들길도 지나고 마을 길도 걸었다. 걸으면서 자연도 만나고 사람도 만났다. 올레는 역시 만남의 길이다. 그래서 올레는 삶의 일부가 되는 것이리라. -60)-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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