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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 길 위의 풍경>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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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석봉1 2024. 10. 25.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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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술에 대하여 좀 더 알아보면,

 

*술에 취해 평상심(平常心)을 잃는 자는 신용이 없는 자이며, 술에 취해 우는 자는 인()이 없는 자이며, 술에 취해 화내는 자는 의()가 없는 자이며, 술에 취해 소란(騷亂)한 자는 예의가 없는 자이며, 술에 취해 따지는 자는 지혜(智慧)가 없는 자다.

 

그런 까닭에 속인(俗人)이 술을 마시면 그 성품이 드러나고, 도인(道人)이 술을 마시면 천하가 평화롭다. 속인은 술을 추하게 마시며, 군자는 아름답게 마신다.

 

술자리에서의 음악(音樂)은 안주와 같은 뜻이 있고, 술 따르는 여자는 그릇의 뜻이 있다. 어떤 사람과 술을 마시느냐 하는 것은 때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지만, 가장 좋은 술자리는 아무런 뜻 없이 한가롭게 술만을 즐길 때다. 일 때문에 술을 마시는 것은 가장 나쁜 술자리다.

 

군자는 즐기기 위해 술을 들기도 하고 일을 위해 술을 들기도 하지만, 어느 때라도 법도를 어기지 않는다.

 

**, 알고 마시면 장수한다.<, 한국소설가협회 회장, 이상문(1947~현재) , 2007년 김&정 출판사 간행>, 89~90쪽에서.

 

***각설하고 오늘도 올레길을 걸어보자.

 

또 하나의 제주 3, 언어에 대하여 살펴보자. 사실 제주 사람들끼리 얘기하는 것을 들으면 소외감을 느낀다. 흉보는지 칭찬하는지 도통 알아먹을 수가 없다. 하지만 그들의 표정을 보면 서로 감정이 통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제주어는 몸으로 통하는 언어라는 생각이다.

 

흔히들 제주어를 사투리로 치부하는데 그건 뭘 모르는 옛날얘기다. 제주도에서는 <제주어 보전 및 육성 조례>(2007927일 제정, 조례 280)를 만들어 제주도 말을 제주방언이 아닌 당당한 <제주어>라는 이름으로 공식화했다.

 

그리고 유네스코에서도 201012월에 제주어를 소멸 위기 언어, 4단계(심각한 위기에 처한 언어)로 지정하여 보호하도록 하였다니 이제 <제주어>는 국제적으로도 지방 사투리가 아니라<제주어>라는 고유명사를 갖추게 되었다.

 

<제주어> 보전 가치에 대하여도 전문가의 의견에 따르면 <제주어>는 육지 방언과는 달리 아래아, 반치음 등 고어(古語)가 많이 보전되어 있어 한국어 원형과 한글 제작 원리에 대한 연구적 가치가 높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제주어>는 제주의 삶과 문화, 역사가 녹아있는 제주의 정체성이라는 점도 들었다.

 

한편, 세태를 보더라도 모 방송국에서 수목드라마 제목을 봄날처럼 따뜻하다는 뜻의 <멘도롱 또똣>을 지난 5월 중순부터 방영하고 있으니 <제주어>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이고 있다.

 

하긴 예전에도 <제주어>로 된 노래가 국민애창곡이 되었든 적이 있었다. 나도 젊은 시절 흥얼거렸던 그 노래 <감수광>이 생각난다. 노래의 후렴구인-감수광 감수광 나 어떡할랭 감수광, 설릉사랑 보낸시엥 가거들랑 혼조 옵서예-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이 생각나는 구절이다.

 

해석해 보면- 가시나요, 가시나요 나는 어찌하라고 가시나요, 서러운 사람이 보내드리니 가시거든 어서 돌아오세요-여가수가 불렀던 그 목소리가 쟁쟁하다.

 

또한 제주어는 들을수록 신비하다. 아방(아버지), 어망(어머니), 하르방(할아버지), 할망(할머니), 아즈방(아저씨), 아즈망(아주머니), 오라방(오빠), 할망당(신당) 등 이응 받침으로 끝나는 말이 감칠맛 나고, 도세기(돼지), 몽생이(망아지), 생기(), 강생이(강아지), 송키(채소) 로 끝나는 말이 살갑다.

 

그리고 강생이(강아지), 노리(노루), 쇠괴기(소고기), 가세(가위), 정지(부엌) 등 경남의 방언과도 상통하는 단어가 있어 경상도 사람인 나에게는 정겹다.

 

또 하나, 제주어의 매력 포인트 삼촌()이라는 말이다. 육지에서 말하는 사촌. 삼촌이 아니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남을 모두 삼촌이라고 부른다. 이에 맞설 육지의 말은 없다. 육지의 선생님이나 사장님과도 다르고 <여보세요>와도 다르다. 제주에서 삼촌은 약방의 감초 같은 말이다. 이런 언어가 있다니 얼마나 멋진 사회인가.-64)-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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