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경주 최부잣집이라고 불리는 경주 교동 최 씨 고택(중요민속자료 제27호)은 1700년경에 건립된 경주 최씨 종가로, 조선 시대 양반집의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는데, 원래는 99칸인데 사랑채와 별당은 1970년에 불타고 주춧돌만 남아 있다.
노블레스오블리주를 실천한 최부잣집의 6대 가훈이 인상적이라 여기 소개한다.
1) 과거(科擧)를 보되 진사 이상을 하지 마라(정쟁이 휘말리지 마라)
2) 만석(萬石) 이상의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라.
3) 흉년 때는 땅을 사들이지 말고, 보릿고개 때는 은수저도 사용하지 말고 쌀밥도 먹지 말라.
4) 과부와 나그네를 후하게 대접하라
5) 주변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6) 시집온 며느리를 3년 동안 무명옷을 입도록 하라.
▲각설하고, 올레길을 걸어보자.
<건입동>을 지나 제주항과 통하는 산지천 용진교에 다다르니 탐라문화광장 조성 사업의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제주의 심장부인 이곳을 새 단장을 한다니 기대가 크다.
공사가 끝나면 제주항에서 내린 국내외 관광객들이 산지천을 따라 걸어서 시내로 들어와 도심을 유람하는 제주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이다.
이곳 산지천을 제주의 청계천이라 하며, 청계천처럼 이곳도 옛 모습을 복원하여 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겠다는 옹골찬 생각인 모양인데, 어찌 청계천에 비유하랴.
흐르는 천연수는 어찌하며, 백설이 분분한 한겨울에도 청청한 저 담팔수를 또 어찌 시멘트 숲에 비기랴. 천년을 두고 푸른 이곳을 청계천에 비교한다는 것은 자연을 모독하는 일이리라.
새 단장이 한창인 산지천을 따라 시내 속으로 들어서니 해병대 기념탑이 우뚝 선 로터리가 길을 막는다. 우리나라 3대 불가사의 조직에 해병 전우회. 호남향우회. 고대동문회가 있다고 하는데, 아마도 이 세 조직이 단결력이 강하기 때문이 아닐까 추정한다만,
두 조직은 모르겠지만 해병 전우회만큼은 하는 일이 많아 보인다. 혼잡한 도로 교통을 정리하는 일은, 어딜 가나 해병 전우회 몫이니 말이다. 섬과 해병은 여러모로 잘 어울린다.
로터리를 돌아 오른쪽 다리 위에 서니 여기가 바로 올레 코스 종점인 산지천 마당이다. 동문 로터리는 차들의 거리이고, 산지천 마당은 사람들의 쉼터요, 동문재래시장은 제주물산의 집산지다.
오늘 우리는 올레 코스를 역방향으로 걸으면서 교훈을 하나 얻었다. 순방향으로 걸어야 한다는 사실을,……, 특히 북풍이 부는 겨울은 동남쪽을 보고 걸어야 바람을 등지고 걸을 수 있을 것이다. 원 없이 앞바람을 맞았고, 무서운 개들도 수없이 만난 행복하고 힘든 하루였다.
<산지천> 마당의 돌의자에 앉아 잠깐 하루를 회상하고 동문시장 입구를 보니 들고나는 사람들로 만원이다. 우리도 그들처럼 시장의 아가리로 발길을 옮겼다. 그날 밤에 동문재래시장에서의 우리들의 행동은 비밀로 해야 할 것 같다. ㅎㅎ –28)-계속-
<제주 올레, 길 위의 풍경> 30 (8) | 2024.09.12 |
---|---|
<제주 올레, 길 위의 풍경> 29 (4) | 2024.09.11 |
<제주 올레, 길 위의 풍경> 27 (0) | 2024.09.09 |
<제주 올레, 길 위의 풍경> 26 (3) | 2024.09.08 |
<제주 올레, 길 위의 풍경> 25 (3) | 2024.09.06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