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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 길 위의 풍경>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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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석봉1 2024. 8. 14.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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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올레에 관심을 가진 것은 서명숙 씨(1957~현재)놀멍 쉬멍 걸으멍, 제주 걷기 여행(북하우스, 2008)이란 책을 통해서였다.

 

2014년 초 직장에서 은퇴한 후 <나는 왜 책을 읽는가?>라는 명제를 탐구(?)하기 위하여 많은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 많은 책 중에서 제주 걷기 여행도 있었다. 그 책을 읽은 후, 그때부터 나는 올레 팬이 되었다.

 

그리고 걷기 전에 이 길을 개척한 사람을 찬찬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주인공 없는 연극을 보는 기분이 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녀와 나는 만난 적은 없었다.

 

그러나 나는 그녀의 책을 통해서 그녀의 영혼을 눈치챌 수 있었다. 그녀의 애향심과 불굴의 의지가 오늘날 제주 올레라는 새로운 길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성산읍 출신인 그녀는 초. . 고는 제주에서 졸업한 제주도 토박이다. 그러나 그녀의 아버지는 함경도 무산 출신에다가 6.25 전쟁 때 참전하고 포로가 되었다.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남쪽을 선택한 반공포로고, 어머니는 제주도 중산간 마을인 표선면 가시리 출신이다.

 

또한, 그녀는 대학(고려대)을 졸업하고 언론사 기자로 23년을 살았다. 그녀의 나이 쉰 살 때인 2006년 오마이뉴스 편집국장 자리를 박차고 산티아고로 향했다. 36일 동안 8Km을 걸으면서 그녀는 자신 찾기에 몰입하여 결국 성공한 셈이다.

 

서명숙은 산티아고를 걸으면서 유럽에 산티아고가 있다면 대한민국에는 제주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깨달음이 행동이 되어 오늘 우리가 걷는 제주 올레가 탄생한 것이다.

 

그녀는 () 제주 올레 이사장 자리를 8년째 맡아 올레를 지키고 있다. 이 글을 쓸 당시인 2014년이 8년째이고 지금(2024)까지 이사장 자리를 차고 있으니 18년째가 된다.

 

잃어버린 길을 다시 찾고, 없던 길을 새로 만들면서 겪은 고통과 보람 그리고 희망에 대한 그녀의 애환은 길을 걷는 사람들이 느껴야 할 몫으로 남기고, 그녀의 책 에필로그 첫 문장을 읽어 보자.

 

-“행복해요,” 올레꾼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인사다.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은 인사말을 남긴다. 왜 올레 길에서 그들은 아름답다거나 즐겁다가 아닌 행복하다는 느낌을 받는 걸까, 올레길에서는 왜 낯선 단어가 공통어처럼 쓰이는 걸까.

 

그동안 죽을힘을 다해 뛰어왔는데도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성공했는데도 왠지 마음 한구석이 공허하다. 수많은 물건에 둘러싸여 있는데도 여전히 불만족스럽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올레를 몇 시간 걸었을 뿐인데, 거기엔 아무것도 없는데도, 평화와 행복과 위안이 절로 찾아온다. 그렇다면 당신은 올레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다. 바이러스 중에서도 가장 치명적인!-

 

이 길을 만든 장본인의 이야기는 이쯤하고, 다음으로 올레길의 대강을 말하면, 제주 올레는 제주도 해변을 일주하는 길이다. 동쪽 말미오름 초입의 시흥초등학교(1코스 시작점)에서부터 시작하여, 시계방향으로 돌아 종달(終達) 바다(21코스 종점)에서 마무리하는 길이다.

 

왜 올레길을 시흥(始興)에서 시작해서 종달(終達)에서 마감했을 까는 그녀의 책제주 걷기 여행에 잘 설명하고 있다. 그녀의 책 55쪽이다.

 

-말미오름을 올레 기점으로 삼는 게 좋겠다고 했더니 동철이(서 이사장의 동생)도 대찬성이었다. 제주 향토사에 밝은 동철이는 시작점에 역사적 의미까지 부여했다. 제주 목사(牧使)가 부임하면 섬을 한 바퀴 도는 탐라 순력(巡歷)을 나서는데, 그 코스가 시흥에서 시작하여 종달에서 끝난단다. -4)-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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