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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살이>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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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석봉1 2024. 6. 2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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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년말에 발행한 농협 성남시지부 기관지

 

다음은 제가 발표한 <한 해를 보내며>라는 글을 올립니다. 지나고 보니, 그땐 열심이었는데 아쉬움도 많은 한 해였습니다. 참고하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갑신년을 보내며> 지부장 신 상조

 

갑신년, 금 년 한해는 다사다난을 뛰어넘어 격변의 한해였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사태가 있었고, 물론 끝까지 탄핵이 되지는 않았지만……

 

우리에게 생소한 헌법재판소가 무엇을 하는 기관인지도 알게 되었으며, 또한 최근에는 수능시험의 핸드폰 부정 사건으로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 변화와 개혁의 깃발을 높이 들고 국민의 기대 속에 출범한 17대 국회도 예전의 낡은 정치와 크게 달라진 게 없이, 불황 속에 치닫고 있는 민생을 외면한 채 정쟁만 일삼고 있다는 따가운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희망도 있었습니다. 서울대 황우석 교수팀이 인간의 불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배아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한 것은 세계적인 쾌거이며,

 

침체일로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 영화가 국내 관객 1천만 명을 돌파하는 신기록을 세웠음은 기적이며, 세계 3대 국제영화제에서도 수상을 휩쓰는 등 우리 영화산업이 크게 발전한 한 해였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단지 많은 유명 배우 중 한 사람인 배용준 씨가 일본에서 <욘사마 한류> 열풍을 일으켜 관련 산업이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면에 일본인이 보는 한국인의 감정이 부정적인 정서에서 긍정적으로 반전되었다고 하니 이 또한 큰 수확이라 할 것입니다.

 

금 년 한해 우리 농협도 격변의 해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년 초부터 외부로부터의 개혁 압력과 농협법 개정, DDA 쌀 협상 등으로 우리는 금 년을 위기와 기회의 한해로 보고 <변화하는 농협, 함께하는 농협>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상반기 동안을 뛰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국민이나 농업인들이 보기엔 미흡했습니다. 그래서 이대로는 안 된다. 새로운 무엇이 있어야 한다고 고민하면서 찾는 것이 바로 <새농촌 새농협 운동>입니다.

 

지금까지와 같은 방법으로는 조합원과 국민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기본적인 자세로 농협 마크를 제외한 모두를 새롭게 바꾸자는 우리들의 의식 개혁운동이 바로 이 운동입니다.

 

지난 129일 오랜 논란 끝에 새로운 농협법이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이로써 금 년은 농협이라는 거대한 항공모함이 가야 할 방향을 바로 잡은 한 해였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농협은 새로운 농협법의 정신에 맞추어서 <새농촌 새농협 운동>의 중단없는 실천을 통해서 복지농촌 건설을 이루어야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금 년 한해 우리 시지부를 돌이켜 보겠습니다. 성남시지부, 금 년 한해 정말 많이 변했습니다. 우선 외모가 변했습니다. 시지부 건물 지하층부터 3층을 올라 옥상까지 완전히 다른 건물로 바꾸었습니다.

 

고객이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변화시켰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모두는 농업인 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뛰어든 것만 아니라 탕에 같이 들어가 등도 밀었습니다. 쟁기도 갈아주고 아궁이도 고쳐 주었습니다.

 

지역농협과도 남이 아닌 하나임을 서로 확인했습니다. 업적 면에서도 상반기 종합업적 1등도 했습니다. 그 외 수많은 표창과 시상도 받았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금 년 한해 참으로 많은 일을 한 것 같습니다. 때로는 육체가 피곤한 적도 많았습니다만 마음만은 편안하였습니다. 육체가 고단하면 그만큼 마음은 편안하고, 육체가 편안하면 마음이 그만큼 불안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한 해였습니다.

 

금 년 한해 많은 일을 해주신 가족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모두 수고했습니다.

 

오늘 송년의 밤 행사는 좀 색다르게 마련했습니다. 술 먹고 노래하고 춤추는 것도 좋지만 이런 기회에 우리 자신 내면의 세계를 한 번 들어가 보는 것도 매우 유익한 시간이라 생각합니다.

 

각자 생각하고 준비하신 <한 해를 보내며>란 자작 문을 낭송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우리 모두 시인이요, 수필가입니다. 그리고 주인공입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참여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오늘 발표한 작품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서 우리의 영원한 일터 성남시지부 역사에 길이 남길 것입니다.

 

먼 훗날 우리 다시 모여 오늘 밤을 그리고, 금 년 한해를 회상하며 막사발 한잔을 마실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최근 살아있는 세계 4대 성인이라 추앙받던 숭산 큰스님께서 입적하셨습니다. 숭산 큰스님의 열반송이 무엇인 줄 아시나요? <산은 푸르고 물은 흐른다>입니다. 역시 몇 해 전에 입적하신 성철 큰스님도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이 말씀의 진의를 알 수가 없습니다. <너 자신을 지켜라> 혹은 <너 자신을 알라> 같기도 하고……, 자연의 섭리를 말씀하신 것 같기도 하고……, 또 다른 무엇인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산과 물은 중요한 메시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큰 스님들 따라 산과 물을 말해 보라면 <산은 변한다. 물도 변한다>로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변화에는 쉼도 멈춤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금 년 한해, 우리 모두 많이 변했습니다. 내년에도 우리는 또 변해야 합니다. 이제 격변의 한해도 저물어 갑니다.

 

밝아 오는 새해에는 우리 모두 이루고자 하는 일들 성취하시고, 특히 <새농촌 새농협 운동>의 성공으로 우리 농촌이 활력이 넘치게 되기를 기원하면서 송년의 밤 인사에 갈음합니다. 성남시지부 가족 여러분!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041231. () -28)-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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