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에 두 노인(칠십 대 중반과 팔십 대 중반)이 관광버스에 내려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는데 팔십 대 중반이 말했다. “자네 그 물건이 뭐에 써는 물건인고?”
칠십 대 중반이 답한다“이거? 몰라아.” 팔십 대 중반이 말한다, “그건 한창때 써 던 물건 아닐까?” 칠십 대 중반이 답한다 “한창때? 모르겠는데에.” 팔십 대 중반이 말한다“혹시 연애할 때?” 칠십 대 중반이 답한다. “기억에 없는데에.” 팔십 대 중반이 또 말한다 “그래,… 확실해, 한창때, 연애할 때야”
이쯤 되면 치매와 건망증의 차이가 드러난다. 칠십 대 중반은 치매(癡呆, 환자), 팔십 대 중반은 건망증(健忘症), 각설하고 그 시절로 돌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출장소에서의 한 해> 소장 임진권
어느덧 2004년 세모(歲暮)도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벌써? 세월이 이렇게 빠르게 갈 줄이야… 내가 시청 출장소에 온 지 11개월에서 며칠 모자란다. 그런데 가슴이 답답한 것은 웬일일까?
일구어 놓은 업적이 없어서? 아니면 스스로 기대치에 못 미쳐서? 막상 펜을 드니 감회가 새롭다.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출장소 소장으로서 앞뒤 안 가리고 뛰어 보자, 다짐하고 노력해 보았던 일들이 지금 생각해 보니 우습기도 하고 약간의 보람도 느끼면서 얼굴에 여러 형상이 그려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가 보다.
출장소 특히 시청 출장소의 생활은 그동안 내가 농협 인(人)으로서 생활하고 겪어 왔던, 상식(?)하고는 많은 차이가 있는 듯하다. 특정 계층을 상대해서만도 아니다. 그들 계층 간의 미묘한 역학 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단편적인 농협 이론만으로 대해서도 안 된다. 그렇다고 경제, 사회, 정치적인 거창한 이론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이러한 바탕 위에 적절한 심리 이론(?)이 필요로 하는 것 같다. 아니, ‘인간관계의 정보 심리 술’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한지도 모른다.
이제 금년을 돌아보면서 아쉬웠던 일 몇 가지를 적어 본다. 우선, 무슨 일을 하든 시작하기 전에 주변 상황을 정확히 판단한 후 스스로 능력에 맞게 일을 실행하는 것이 시행착오를 줄이는 길일 텐데…
난, 이런 정황 파악도 없이 그저 인간적인 면만 강조하는 스스로 마음을 Open 하여 좌충우돌한 것이 특정 부류의 사람들한테 순진한 사람, 마음씨 좋은 사람으로 치부 당한 것이 아쉬운 기억으로 남는다.
그로 인하여 특정 일보(日報)에 간접적인 보도로 불명예를 초래하는 우를 범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그들의 생리를 알게 된 계기가 된 것은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자위해 본다. 이외에도 적극적 금리 개선 노력 미흡 등 아쉬운 일들이 많으나 다음 기회에 피력할까, 한다.
그래도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 아니 소위 ‘인덕이 많다’고나 할까? 신상조 지부장님은 나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부임하셨다. 조그만(?) 체구에 덥수룩한 머리…그저 마음씨 좋은 아저씨 스타일 바로 그거였다.
게다가 소박하고 천진난만하기까지 한 그 웃음은 우리의 마음을 열기에 충분했고, 예리한 그 눈빛은 우리의 마음을 꿰뚫어 보기에 또한 충분했다. 첫눈에 예사롭지 않으시다. 무언가 있으시다.……생각했던 나의 이러한 생각은 거의 일 년이 지나고 있는 지금 더욱 확고해졌다.
외유내강이라고 할까? 특유의 웃음과 예리한 판단은 우리 성남시지부의 기틀을 확고히 다지는 데 충분했고, 금고로서 성남시와의 관계, 다른 지역들이 부러워하는 지역농협과의 밀착화, 농민 조합원과의 이해 증진 활동, 따라오는 우수한 업적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 출장소들의 어려움을 일일이 보살펴 주시는 그 자상함……, 지부장님 일 년 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제, 그동안 보람 있었던 일 한두 가지를 생각해 본다. 먼저 내가 출장소 업무를 맡았을 때 성남시 공무원 단체 보험은 이미 타 보험사와 가(假)계약 상태였고, 담당 공무원들도 보험사 직원과의 유대가 밀접해 있었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더욱이 지금 교육 중인 박수환 차장대우의 적극적인 노력에 용기를 얻어 중앙회 공제보험 분사의 협조 아래 공무원 직장 협의회와의 유대 강화 등으로 전 직원이 고군분투한 끝에 드디어 2004년 상반기에 공무원 단체 보험을 농협 최초로 수의계약을 완료하였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었다.
다음으로 우리 시청 출장소 직원들, 너무나 고맙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누구 한 사람 불평 없이 묵묵히 자기 일에 충실하면서 서로서로 네 일 내 일 구분하지 않고 도와가면서 일하는 그 고운 마음씨들…
지금 교육 중인 우리의 호남(好男) 박수환 차장대우, 가버린 베테랑 박주연 과장(현재 정자역지점), 경상도 대장부 정상도 과장, 연약한(?) 몸으로 사무실을 꾸려가기에 여념이 없는 정(情) 많은 정명화 과장, 제천 아가씨(?) 정성희 대리,
우리의 베테랑 김명희 대리, 말없이 조용한 김미숙 계장, 너무나 섬세한 우리의 청일점 이상준 대리, 종로 미인 김민선 계장, 새침 뜨기 흑색 미인 김서영 주임, 깜찍하고 예쁜 신효덕 주임, 연약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김민정 주임,
우리의 Hope 방주현 가수(?), OCR 실에서 하루 종일 고개 숙여 열심히 일하는 양명숙 여사님, 강명자 여사님, 송영선 여사님, 그리고 시청 출장소를 거쳐 간 여러 좋은 직원들…
이분들이 있었기에 지금 시청 출장소가 꿋꿋이 건재해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서로가 일구어낸 일들…그중에 많은 표창과 조금의 시상금은 우리의 긍지를 한껏 돋우었고 이러한 기반 위에 우리 시청 출장소가 11월 말 현재 업적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루게 되었다.
다가오는 을유년 새해 우리 농협, 작게는 성남시지부, 출장소 모두 찬란한 업적을 이루기를 바라고 우리 지부장님 그리고 직원들 직장에서 사회에서 가정에서 승리하시고 건강한 한 해를 보내시기를 기도합니다. “그동안 고생 많았습니다.” 끝.
▼주1) 어허, 임 소장님! 자고로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칭찬하는 것은 미덕이겠지만,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칭찬하는 것은 아부라네. 아부는 눈살 사나운 일이지만, 아래 직원들을 일일이 거명하며 칭찬한다는 것은 더 문 일이고 보기 좋은 일이지. 고맙네!
▲주2) 시청공무원 상대로 한 단체 보험 계약 체결 등, 시청을 책임지고 대과 없이 임무를 완수한 임 소장께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
◆주3) 그건 그렇고, 요즘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사시는가? 아무도 소식을 모르니 답답하네. 제발 이 글을 보시거든 서로 소식이나 주고받으면서 살아가세나. 몸 건강히 만날 때까지 잘 계시게. 그럼, 안녕! 끝) 25)-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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