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년은 나의 해 ☆ 성남시청출장소 과장 정명화
제가 올해 초, 제 핸드폰 ‘자기 이름’에 저장해 놓은 문구입니다. 원숭이해를 맞이하여 좀 더 나은 생활을 하고자 저장해 놓은 것입니다.
핸드폰은 항상 소지하고 다니며 열어 보니까 자기반성을 하며 각오를 새롭게 다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것입니다. 지금은 ‘마음가짐을 세심히’를 저장해 놓고 다닙니다.
모든 사람에게 예절 바르고, 많은 사람에게 붙임성 있고, 몇 사람에게 친밀하고, 한 사람에게 벗이 되고, 누구에게나 적이 되지 않으려고요. 제가 요즘은 해이해져 있는 듯 해서요. 누구에게나 정중한 모습으로 응대하여 생활하려고 합니다.
가지고 있던 워드프로세서 자격증이 3급이라 2급 필기만 합격해 놓은 상태에서 승진했습니다. 혹자는 …승진했는데 그게 뭐가 필요하냐? 하시더라고요. 저는 ‘그래도 하렵니다’ 했습니다.
실기 시험 중에 컴퓨터에 입력된 자료가 되돌리기도 안 된 상황에서 갑자기 사라지기도 하고, 또 한 번은 너무 일찍 준비해서 여유 갖고 간다는 게 방향을 잘못 틀어 5분 늦게 도착해서 시험에 응시도 못 했죠.
남들은 쉽게 쉽게 취득하는 듯해도 저에게는 한참의 시간을 요하더라고요. 접수에서 합격자 발표까지 한 틈이 2달…그래도 올해 열심히 하려고 한 모습이 지난 3일 발표된 워드프로세서 2급 합격입니다.
늘 그렇듯이 해마다 이때즘이면 제대로 한 일도 없이 한 해가 지나가고, 새해에는 새로워져야겠다는 각오만 들뿐…실천되는 일이 거의 없는 듯합니다. ‘올해는 어떠한 일이 있었더라?’ 하며 달력을 뒤적입니다.
올해는 과장으로 승진하여 성남으로 발령받아, 생일에 처음 출근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성남에 집을 구하는 일 마저 순조롭게 풀려 갔습니다.
계약해서 이사하기까지 딸의 초등학교 전학 문제와 아들의 유치원 선정 문제로 집을 구하는 일이 시급했습니다. 다행인 것이 봄 방학 중에 발령이 나서 남편이 집을 보러 다니고 이사할 곳으로 주소를 옮겨서 학교를 전학시키는 일까지 개학 날에 맞춰 마무리 지었으니까요.
구한 아파트 단지 내의 유치원이랑 초등학교가 원하는 대로 충족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문제는 개학 후에 바로 이사하지 못한 상황이라 아침 6시 30분에는 일어나 하남에서 4식구가 같이 출발하여 가락시장까지 남편이 데려다주면,
남편은 출근하고 우리 셋은 지하철 타고 산성역까지 와서, 아들 먼저 유치원에 보내고 딸은 초등학교 보내고 나서, 저는 다시 버스를 타고 사무실로 출근해야 했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힘들어하던 차에 병원 기숙사로 사용 중인 집이 비어있던 터라 집주인의 배려로 고생이 일주일 만에 일단락된 것입니다. 일이 순조롭게 풀리는 행운을 가진 것이죠. 정말 저에게는 올해는 저의 해였습니다.
그런데 거의 매일 저녁을 사무실에서 해결하게 되어 가족의 저녁 준비를 해주지 못하고 저녁 시간을 같이 보낼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딸이 학기 초에는 친구가 없다며 다시 먼저 학교로 가고 싶다고 쓴 일기를 봤을 때 엔 가족보다 나만 생각한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친구를 많이 사귄 탓에 엄마는 안중에도 없답니다.
같이 근무했던 차장님이 그러셨어요. 한 달에 한 번은 직원들과의 시간을 마련하라고요. 삼겹살에 소주 한 잔, 쏘라고요. 그 대신 한 번 두 번 빠지는 직원에게 관심을 더 가져라고요. 그런데 저는 오히려 계속 참석하는 직원에게 더 관심이 가더라고요.
중간 책임자라는 입장이 참 힘들다고 느꼈습니다. 내 의견을 내세우던 때와는 달리 조화를 이뤄 나가기 위해 대중의 의견을 따라야 한다는 사실이요, 제가 가끔 얘기합니다. 제 줏대가 없어진 듯하다고요.
올해도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한 해 한 해 나이를 먹는다는 게 싫습니다. 해 놓은 일도 없이 해만 보내는 듯 해서요. 하지만 연말에 한해의 반성을 하고 1월 초까지 한 해의 계획을 세워 꾸려간다면 내년 말에는 그래도 후회 없는 한 해가 될 듯합니다.
내년엔 “AFPK”를 준비하려 합니다. 통신 연수에서 자격증 취득까지…쉽지는 않겠죠? 꼭 열심히 해서 내년 이맘때 후회하지 않기를 빌면서…“2005년마저도 나의 해”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끝.
★주1) AFPK는 Associate Financial Planner Korea의 약자로 한국 FPSB에서 주관하는 재무 설계사 자격증 취득 시험으로, 재무설계의 기본적인 지식과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인증하는 금융업계의 중요한 자격시험이다.
시험과목은 재무설계 개론, 은퇴 설계, 부동산 설계, 상속 설계, 위험 관리와 보험설계, 투자 설계, 세금 설계로 총 7개 과목임. 한국 FPSB는 Financial Planning Standards Board Korea의 약자임.
◆주2) 정 과장님은 복이 많군요. 승진도 하셨으니 우선 축하부터 하고요. 또, 첫째가 딸 둘째는 아들이니 백 점짜리고……저처럼 첫째가 아들, 둘째가 딸이면, 80점이라고 하더라고요. 지금 딸은 20대로 대학생일 테고 아들은 고등학생이지요? 잘 키워서 결혼 때 꼭 연락해 주세요. 부군께서도 교직에서 정년퇴임 하셨다니 행복이 넘치겠어요.
▼주3) 핸드폰 관리도 잘하시네요. 나는 아직도 핸드폰에 <자기 이름> 관리할 줄 모르는데…한편 “모든 사람에게 예절 바르고, 많은 사람에게 붙임성 있고, 몇 사람에게 친밀하고, 한 사람에게 벗이 되고, 누구에게나 적이 되지 않으려고요” 쌈박한 명언입니다.
여기서 ‘한 사람에게 벗이 되고자’ 한다. 그 한 사람은 누구인가요? ……, 남편이라구요. 역시 그렇군요. 남편은 영원한 친구지요. 아주 좋습니다. 백년해로(百年偕老)하시길 빕니다.
▲주4) 아참, 재무 설계사 자격증은 따셨겠지요. 그뿐 아니고 대학원에 진학하여 석사 학위도 받을 것으로 알고 있어요. 축하합니다. 정년도 좀 남았을 터인데 본부로 진출하셔서 더 큰 일을 해주시길 빌겠어요. 감사합니다. (끝).-26)-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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