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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의 <길 위에서의 생각>

시평

by 웅석봉1 2024. 4. 2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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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의 생각>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 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는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류시화의 <길 위에서의 생각> 전문.

 

 

<어설픈 해설>

 

길은 어디에나 있는 곳인가요?, 길은 두 발로 걷는 곳인가요?, 길은 누구나 다니는 곳인가요? 길 위에서는 어떤 생각이 나며,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길에서는 집이 없는 사람은 집이 그립고, 집이 있는 사람은 더 크고 아름다운 저택이 그립더라. 집을 떠나 길 위에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더라.

 

모두가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멀어지더라. 어떤 사람은 울고, 어떤 사람은 웃더라. 길가의 풀잎에 눈길을 마주치지만, 대답이 있을 리 없더라.

 

살아있는 사람은 죽음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사람은 더 살기를 바라더라. 자유가 없는 사람은 자유를, 자유가 있는 사람은 행복을,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 위에서 쓰러지더라.

 

사람은 누구나 죽더라. 그러니 아등바등 살지 말고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살아가자더라.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열림원, 2015.)에 시린 시.

 

<시인 소개>

 

류시화 시인은 1958년 충북 옥천 출신, 본명은 안재찬. 대광고. 경희대학교 국어국문과 졸. 198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아침당선, 1980~1982년 박덕규. 이문재. 하재봉 등과 <시운동> 동인으로 활동.

 

주요 시집으로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명상집으로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민들레를 사랑하는 법, .

 

수필집으로 삶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들, 하늘호수로 떠난 여행,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번역서로 장자, 도를 말하다, 한 줄도 너무 길다. .

 

잠언집으로 산에는 꽃이 피네,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등이 있다. 경희문학상(2012), 제비꽃 시인상, 등 수상함. 다음 백과, 나무위키등 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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