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이성복의 <그 여름의 끝>

시평

by 웅석봉1 2024. 9. 5. 14:57

본문

<그 여름의 끝>

 

그 여름 나무 백일홍은 무사하였습니다.

한차례 폭풍에도 그다음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아

쏟아지는 우박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습니다.

 

그 여름 나는 폭풍의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그 여름 나의 절망은 장난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지만

여러 차례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넘어지면 매달리고 타올라 불은 뿜는 나무 백일홍

억센 꽃들이 두어 평 좁은 마당을 피로 덮을 때,

장난처럼 나의 절망은 끝났습니다.

 

이성복의 <그 여름의 끝> 전문.

 

<어설픈 해설>

 

나무 백일홍은 배롱나무를 말한다. 배롱나무는 7월에서 9월까지 한여름에 피고 지는 꽃이다. 원산지는 중국이고 일본에도 전파되었다. 꽃의 색깔은 붉음이 대부분이고 가끔은 보라색이나 흰색으로도 핀다는데 나는 보라색은 보았는데 흰색은 보지 못했다.

 

꽃이 100일은 간다고 해서 백일홍이 되었고, 줄기를 만지면 나무가 간지럼을 타듯 흔들린다고 해서 간지럼 나무 혹은 간질밥 나무라는 별명이 붙었다. 또한 수피가 부드러워 자꾸 만져보고 싶을 정도라 해서 희롱 나무라고도 한다.

 

선비들이나 유학자들이 서원이나 향교에 많이 심었고, 스님들도 좋아하여 절에도 심었다. 최근에는 공원, 아파트 단지 내에 관상용으로도 심는다.

 

배롱나무의 꽃말은 부귀, 떠나간 벗을 그리워함이고, 흰배롱나무의 꽃말은 수다스러움, 웅변, , 행복이다.

 

배롱나무는 경상북도의 도화(道花)이며, 대구 북구청의 구화(區花), 강릉시와 화성시의 시화(市花), 남원시의 시목(市木)이기도 하다.

 

한편 울산과학고등학교, 당진고등학교, 잠실고등학교, 하슬라중학교, 서산중학교, 용황초등학교 등 일부 학교의 교화(校花)이기도 하다.

 

이 시는 한마디로 절망은 없다는 메시지를 남긴 시다. 아무리 여름이 길 것 같아도 때가 되면 끝나고 가을이 온다는 사실은 불변이다.

 

시인 소개

 

이성복(1952~현재) 시인은 경북 상주 출신으로 아버지 이한구는 상주농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북능금조합에 취업했고, 이성복은 1959년 상주 남부국민학교에 입학한다.

 

당시 그 학교에는 신현득. 김종상 같은 아동 문학가들이 교사로 재직하고 있어 아이들은 그들로부터 글짓기 지도를 받았다.

 

1963년 그는 5학년 2학기 때 서울 효창국민학교로 전학, 고모네 집에서 얹혀 지낸다. 그가 서울중학교 진학할 무렵인 1965, 아버지가 건설회사 경리로 취직되어 가족이 서울로 이사하여 합치게 된다.

 

1968년 그는 경기고등학교에 진학한다. 그가 경기고등학교를 선택한 이유는 출세하기 위해 유력층의 자제를 사귀어야 한다는 덜 영근 생각 탓이라 고백한다.

 

1971년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에 입학해 당시 불문과 교수인 문학 평론가 김현과 운명적으로 만난다. 이후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 진학하여 1982<Baudelaire에서의 현실과 신비>로 석사학위를, 1990<네르발 시의 역학적 이해>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77년 계간 문학과 지성겨울호 <정든 유곽에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다. 계명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1982~1998)를 거쳐 계명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1998~2012)로 재직하였고 현재는 명예교수로 있다.

 

시집으로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문학과 지성사, 1980), 남해 금산(문학과 지성사, 1986), 그 여름의 끝(문학과 지성사, 1990), 래여애반다라(문학과 지성사, 2013)와 산문집으로 나는 왜 비에 젖은 석류 꽃잎에 대해 아무 말도 못 했는가(문학동네, 2001),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문학동네, 2001) 외 다수.

 

<김수영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육사시문학상> 등을 수상함. 나무위키등 참고하였음. ).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