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가」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는 헤엄을 치고
눈보라 속에서도
매화는 꽃망울을 튼다
절망 속에서도
삶의 끈기는 희망을 찾고
사막의 고통 속에서도
인간은 오아시스의 그늘을 찾는다
눈 덮인 겨울의 밭고랑에서도
보리는 뿌리를 뻗고
마늘은 빙점에서도
그 매운맛 향기를 지닌다
절망은 희망의 어머니
고통은 행복의 스승
시련 없이 성취는 오지 않고
단련 없이 명검은 날이 서지 않는다
꿈꾸는 자여!
어둠 속에서
멀리 반짝이는 별빛을 따라
긴 고향길 멈추지 말라
인생 항로
파도는 높고
폭풍우 몰아쳐 배는 흔들려도
한 고비 지나면
구름 뒤 태양은 다시 뜨고
고요한 뱃길
순항의 내일이 꼭 찾아온다.
문병란 시인의 <희망가> 전문.
<시인 소개>
문병란(1935~2015) 시인은 전남 화순 출신으로 조선대학교를 졸업하고, 김현승(1913~1975)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가로수」 (1960), 「밤의 호흡」 (1961), 「꽃밭」 (1963)을 발표하면서 등단함.
대학 졸업 후 순천고등학교, 광주제일고등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다가 1969년 조선대 국문과 교수로 부임하였으나, 독재적 학교 운영에 불만을 품고 사직하고 전남고등학교에 교사로 근무하기도 함.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내란선동죄로 구속되어 옥고를 치름, 1988년 조선대 교수로 복귀 2000년 퇴임 때까지 재직함.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 5·18기념재단 이사,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공동의장 등을 역임하고, 2015년 향년 82세로 타계함. 국립 5·18민주묘지에 안장됨. 《나무위키》 등 참조함.
*얼음장 밑에서도 물고기는 살고, 한겨울에도 매화는 꽃을 피우고, 눈 덮인 밭고랑 속에서도 보리는 뿌리를 내리고, 시련 없이 성취 없고, 단련 없이 명검은 날이 서지 않나니,……,꿈꾸는 자여! 희망을 버리지 마라! 순항의 내일이 꼭 찾아오나니!……(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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