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서석조의 <첫눈>

시평

by 웅석봉1 2023. 11. 19. 09:03

본문

 

<첫눈>

 

소리 없는

인기척에

창을 열고 내다본다

 

, 그래

너였구나

다소곳한 옷매무새

 

천국은 여전하더냐

내게 안부 전하더냐.

 

<서석조 시인의 첫눈> 전문.

 

<어설픈 해설>

 

며칠 전에(20231117) 첫눈이 내렸다.

 

눈은 희고 깨끗함의 상징이다. 하물며 첫눈이야 오죽하랴. 그런데 어느 날 시인은 창문을 열었더니 소리 없이 첫눈이 내리고 있었다. 얼마나 반가웠으면 <, 그래 너였구나> 하면서 신발도 벗은 채 마당으로 내달았을까.

 

그런데 아차 내가 너무 경솔했나. 신발이나 신고 맞이해야지 마음먹고 다가서니 문득 천국이 궁금하였다. 그래서 시인은 묻는다. 천국은 안녕하시고 또 천국이 나에게 안부를 묻더냐고 되묻는다. 시인은 첫눈을 맞이하면서 첫눈과 대화를 하는 것이었다.

 

그렇다. 대화가 중요하다. 사람과 사람과의 대화야 늘 하는 일이지만 사람과 무생물과의 대화가 더 중요하다.

 

옛 시절 퇴계 이황(1501~1570)은 매화를 지극히 사랑하였다. 그래서 그는 매화를 매형이라고 불렀고 죽으면서 제자 이덕홍에게 저 매화나무에 물을 주라는 말을 남기고 돌아가셨다.

 

<한성의 집에 있는 분재 매화와 주고 받다>

 

고맙게도 그대 매화 나의 외로움 함께하니/ 나그네 쓸쓸해도 꿈만은 향기롭다네/ 귀향길 그대와 함께 못가 한스럽지만/ 서울 세속에서도 고운 자태 간직하게나

 

이렇게 노래하니 이에 매화가 다음과 같이 화답하였다.

 

듣건대 선생도 우리처럼 외롭다 하니/ 그대가 돌아온 후 향기를 피우리라/ 바라건대 그대 언제 어디서나/ 옥과 눈처럼 맑고 참 됨 잘 간직하소서

 

이렇듯 이황 선생도 무생물과 대화하지 않는가!

 

눈과 매화는 이란성 쌍둥이라 할만하다. 눈도 매화도 겨울에 꽃을 피우고, 그 꽃이 청초하고 고고하다. 매화의 청초와 고고는 익히 아는 사실이지만 눈꽃도 매화에 못지않게 청초하고 고고하더라.

 

시인과 나도 매화와 눈꽃만큼은 아니더라도 인연이 깊다. 부산에서 같은 고등학교에서 수학했고 농협이란 직장에서 같은 시기에 근무했으며, 특히 산청이라는 좁은 고을에서 사무소장이라는 자리를 번갈아 가면서 맡았으니 작은 인연은 아닐 것이다.

 

그런 시인인데 요즘도 활발한 시작 활동을 하고 있어 더욱 마음 든든하다. 시인의 건강과 끊임없는 활동을 기대한다.

 

<시인 소개>

 

경북 청도 출생. 청도 각북초등학교. 부산 동성중. 부산상고. 농협대학. 방송통신대학 경제과 졸업, 농협 입사(1974) 삼천포지점장. 진해중앙지점장. 창원 반림지점장. 창원 봉곡지점장. 산청군지부장. 김해 동지점장을 차례로 역임.

 

시조세계신인상으로 등단(2004), 시조세계운영위원. 한국시조시인협회회원. 산청문인협회회원, 백양문인회회원 등.

 

매화를 노래함, 별처럼 멀리 와서, 돈 받을 일 아닙니다등의 시조집을 출간하였고, 서정주문학상. 시조시학상. 등을 수상하였음. ().

 

'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병란의 <희망가>  (2) 2023.12.11
백무산의 <손님>  (2) 2023.12.10
김사인의 <코스모스>3~3  (0) 2023.11.18
김사인의 <코스모스>3~2  (0) 2023.11.18
김사인의 <코스모스> 3~1  (1) 2023.11.18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