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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절교육(15)

단편소설

by 웅석봉1 2023. 12. 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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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두 사람이 엎어지는 그 순간을 다시 재현해 봅시다. , 일어나 보세요

 

관리소장과 무립, 경위가 동시에 일어선다.

 

여자가 오줌을 누었지요. 이렇게,……,그것을 본 당신이 고함을 질렀고요. 그러자 여자가 당신의 소리에 놀라 깜빡 졸도하였지요, 이렇게,……,그래서 두 사람이 이렇게,……,넘어졌고 또 이렇게,……,일어났지요?”

 

경위와 무립은 사건의 재연을 위하여 지구대 바닥을 뒹굴고 기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동시에 일어났다. 우우~.

 

그렇지요! 그러면 같이 엎어졌을 때 그 여자의 몸을 만졌잖아요. 가슴도 틀어 안았죠? 그렇다면, 형법 299조의 준강제추행죄는 성립될 수 있겠는데요. 징역이 3년 이상이라, 여자가 고소한다면,”

 

징역 요! 말도 안 되는 말씀 마세요. 나는 여자의 잘못을 지적한 것뿐이라고요. 여자가 스스로 엎어졌고, 오히려 내가 피해자지요. 오줌통에 빠졌으니.……

 

그건 당신 주장이고, 그 여자 입장은 다르죠. 아무도 없으니 급한 김에 볼일을 볼 수도 있는 것인데 당신이 고함을 지르는 바람에 그렇게 되었고, 당신과 같이 엎어 짐으로서 여자로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 이거죠. 그러면 죄가 성립됩니다. 법률적으로,”

 

법률적으로……? 허허 세상에 이런 억울한 일이.” 무립은 어림없다는 표정으로 입을 닫았다. ~~.

 

소장님! 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하면 좋겠습니까? 아마도 시위대가 그냥은 물러가지 않을 것 같은데요.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하지 않을까요.” 경위는 위압적인 표정을 지었다.

 

제가 공 무립 씨와 상의해 보겠습니다.” 소장은 허리를 굽혀 경위의 눈치를 살폈다.

 

아무튼, 오늘 밤에는 어떤 식으로 던 해결을 해서 내일부터는 시위가 없어지도록 해주세요. 시위대 대표들과 직접 대화를 하세요. ,……,, 관리소에서 보상도 해주고 그러세요. 아무리 잘못이 없다지만 민의는 커지면 꺾을 수가 없어요. 그렇지 않아도 새 정부 들어서 인사 문제로 시끌시끌한데 이런 것까지 사회적 문제로 비화 되면 곤란해요. 명심해야 합니다.”

 

경위의 마지막 통고였다. 지구대를 나선 두 사람은 걸으면서 이야기를 계속하였다. 소장은 이쯤 해서 물러서자는 쪽이다. 그는 무립 씨를 8동과 멀리 떨어진 28동으로 근무지를 바꾸는 게 어떻겠느냐는 운을 떼본다.

 

이에 무립은 그것으로 시위대가 물러서지 않을 것이 뻔한데 어떻게 수용하겠느냐고 버티었다. 그는 오늘 밤에 직접 시위 현장으로 가서 주민들께 설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결국 소장도 그 말에 동의하고 오늘 밤의 결과를 보고 내일 결정하자고 결론을 지었다.

 

드디어 밤이 되었다. 촛불 삼 십여 개가 관리소 앞에 모였다. 피켓을 든 여자가 구호를 선창하고 시위대는 복창을 연발한다. 이때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른 무립이 촛불을 들고 그들 앞으로 당당히 걸어온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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