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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절교육(17끝)

단편소설

by 웅석봉1 2023. 12. 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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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무립의 후원자 관리소장은 사표를 내고 물러났지만, 무립 씨는 밤사이에 작은 영웅이 되어 있었다.

 

에필로그

 

대한민국에 여성 대통령으로 취임한 지도 수개월이 지나고 여름이 왔다. 여성이 국가 최고 통수권자가 된 것은 신라 진성여왕 이래 1116년 만이다. 어마어마한 사건이다.

 

그런가 하면, 그녀는 첫 여성 대통령이요, 첫 독신 대통령이며, 첫 부녀 대통령이 되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19615, 군사 정변으로 정권을 잡아 197910, 최측근으로부터 시해될 때까지 만 18년간 대통령으로 재직했다. 전무후무한 기록이요 후진국의 전형이다.

 

한편, 우리의 영웅 무립 씨는 동방 구청의 전문 강사가 되어 관내 아파트를 돌면서 예절교육에 여념이 없다.

 

마침 새 정부의 강력한 <예절바로세우기> 정책에 힘입어 지금은 무수한 제2, 3의 무립 씨들이 전국을 누비고 있다. 가히 예절 공화국 시대의 서막이 열리고 있다. 그리하여 은퇴자들의 새로운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었음은 물론이다.

 

촛불집회가 아파트 경비라는 직업이 그냥 빈둥거리는 막노동 노무직이 아닌 사회에서 존경받는 전문직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것은 한 은퇴자의 소박한 꿈이 이룩한 쾌거였다. ~하하.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난해 초박빙 속의 대선에서 여당을 승리자로 만들고, 그래서 예절 공화국을 만든, 그 원인을 제공한 이() 후보의 공이다.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유력한 두 후보가 그 수많은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면서도 농자(農者)를 위한 공약은 한마디도 없자, () 후보는 그런 두 후보에게 농민은 국민이 아니냐고 질타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농민의 아들, 무립은 이 후보를 농민의 영웅이라 말하는 것이다. 사정이 그러함에도 농민들은 이런 이() 후보의 충정도 모르고 여당 후보를 선택하였으니 그런 농민들은 농민이기를 포기한 농민들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아니다. 여당 후보를 선택한 다수의 생각은 전연 다르다. 우선 이() 후보는 빨갱이에 가깝고, 따라서 그녀의 말에는 진정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으며, 다음으로 야당에 정권을 맡기면 국론이 분열되어 나라가 거덜 나게 됨은 불을 보듯 뻔하고,

 

더욱이 중요한 것은 아무리 옳은 말이라도 대통령 후보로서 기본적인 예의도 갖추지 못한 이() 후보의 태도에 예절의 부활이 시급하다는 열망에 불타서 여당을 선택하였다는 주장이다. 어허허

 

그러나 선거가 끝난 지금, 이런 논란은 무의미하다. 문제는 현실이다. 이제 민생정치. 통합의 정치. 시대교체를 주장한 새 대통령의 정부가 갈 길은 분명하다. 그 첫걸음은 전 정부들의 <분열의 정치><승자독식의 정치>를 따라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각 부처(部處) 장관들의 인사를 보면 노(), () 정부와 다를 게 없다. 다만 예절 바로 세우기만은 대통령이 직접 챙긴다니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인 것이 무립의 생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실업 문제를 포함한 민생이다. 청년실업은 청년실업대로, 중년의 실업은 또 그대로 가히 취업의 위기 시대가 된 지 오래다. 가계부채 1,000조 원의 시대. 우리는 무엇으로 그 부채를 해결할 것인가.

 

해법은 일자리다. 새로운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있는 일자리는 그 질을 높여야 하고 또 나누어야 한다. 우리의 영웅 무립 씨는 오늘도 교육장으로 향하면서 예절과 일자리를 위하여 두 손을 높이 들고 외쳤다. 브라~! 부라보~! ()

 

*이 소설은 2013년 중반에 초안을 잡은 것이다. 당시 대통령 선거에서 소재를 얻었다. 그러고 2023년이니 10년이 지났다. 내년이 국회의원 선거다. 지금 선거제도 개선에 국회가 분주하다. 모쪼록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기를 소망하면서 애독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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