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연말에 우리는 동림관이란 음식점에서 조촐한 송년 행사를 했었다. 그 자리에서 내가 처음으로 제안한 <한 해를 보내며>라는 글 한 편을 써내도록 강요(?)하였다.
이후 매년 연말이 되면 그런 글을 모아서 작은 책을 만들어 직원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농협에 근무하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잘한 일이라고 자부하는 대목이다.
아마도 나뿐만 아니라 우리 직원들도 훗날 좋은 추억이 될 것으로 믿는다. 이런 자서전을 쓸 수 있는 것도 이 책자 덕분임을 고백한다.
<한 해를 보내며>의 발간사에서 다음과 같이 직원들을 격려했다.
*<제목> 열심히 일한 당신 사랑해요.
인생은 흐르는 강물과 같습니다.
강물은 첩첩산중 옹달샘에서 출발하여 실개천과 강나루를 지나 좀 더 넓은 강으로 흐릅니다. 흐르는 동안 강물은 이름 모를 풀잎과 풀벌레와 조약돌과 바위들을 만납니다.
또한 흐르면서 큰 소(沼)를 만나면 쉬어 가기도 하고 도랑을 만나면 요리조리 피하기도 하고 산을 만나면 돌아가기도 합니다.
때로는 상당한 절벽을 만나면 간담이 서늘함을 느끼고, 떨어지는 동안 환희와 절박감으로 가슴 조이기도 합니다.
종달새 지저귀는 봄 소리 들으며 고요한 강변을 흐를 때에는 꿈을 꾸는 듯 즐겁고, 비바람 몰아치는 한여름 밤이면 새날이 밝기를 홀로 기다리고, 낙엽 지는 가을을 만나면 쓸쓸함에 가슴 조이고, 흰 눈이 펄펄 내리는 겨울이면 포근한 새봄의 꿈을 꾸지요.
2003년, 시흥시지부에 머무르는 동안 당신은 어떤 심정이었나요. 저는 지난 12월 18일 송년의 밤 행사에서 주옥같은 당신의 1분 <스피치(Speech)>를 들었습니다. 모두 다 일일이 고맙고 옳은 말씀이었습니다.
만사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 했습니다.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뜻이지요. 저는 지휘자로서 부족함과 아쉬움, 보람과 감동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계미년 한해 정말 우리 모두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리고 좋은 일도 많았습니다.
특히 인생의 반쪽을 찾아 행복한 가정을 튼 김현숙. 정우영. 변민호. 김운철 네 분 가족에게 다시 한번 축하합니다.
다가오는 갑신년 새해에는 우리 모두 더욱 건강하시고, 가정에 행운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20023년 12월 23일 지부장 신상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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