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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살이(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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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석봉1 2023. 10. 2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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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천동지(驚天動地)의 사건이었다. 대통령을 지낸 인사가 이렇게 죽음을 맞이한 경우는 역사상 처음이었다. 김해 봉화마을 부녀회장은 별이 떨어진 것이 아니고 하늘이 다 무너졌다라고 억울해하였으며,

 

같은 마을 80대 노인도 노무현만큼 농촌 서민과 함께한 사람이 어디 있느냐면서 탄식하였다. 당시 언론에 보도된 사실이었다.

 

전국에서 애도의 물결이 슬픈 바다를 집어삼켰다. 다음날 영등포에 있는 고등학교 동창회 사무실에 마련된 빈소에 조문하고, 아쉬워서 다음날과 그다음 날에도 대한문 분향소와 서울역 분향소에까지 찾아갔다.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을 정도로 무척 슬펐다.

 

그는 검사들과의 대화에서 명문대 출신 검사로부터 고졸 출신이라고 조롱당했고, 국회에서는 말실수했다고 탄핵까지 당했으며, 대통령직에서 내려와 봉화마을로 돌아와서는 국민과의 대화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듯했으나 반대 세력과 일부 정치 검사들의 시기(猜忌)로 결국은 세상을 하직하였다.

 

너무 많은 사람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23일 새벽 521분 노무현.”

 

내 생애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다. 이 비극의 역사를 국민은 기억할 것이다. 노무현. 그는 갔으되 그 정신. 그 양심. 그 행동들은 영원한 우리의 대통령으로 남을 것이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다.-*

 

지금 생각하니 유언장이 명문장이다. 그분의 공과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 올해로 그분이 가신 지 13주기가 된다.

 

그동안 그분이 묻혀있는 봉화마을에 세 차례 다녀왔다. 20205월에 다시 찾아 그를 기리면서 이 자서전을 매듭지을 생각이었는데 코로나와 나의 게으름으로 지금까지(202210) 계속 쓰고 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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