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설하고, 우리는 매주 금요일마다 사무소 앞마당에 직거래 장터를 열었다. 때마침 대풍 매미가 휩쓸고 간 과수원의 배가 낙과되어 지천으로 떨어졌다. 그런 낙과를 모아서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으로 직판 행사도 하였으며,
평소에는 지역특산물인 포도와 쌀도 함께 팔았다. 직판 행사는 농민들이 직접 농산물을 가지고 와서 직접 판매하는 방식이고, 농협은 장소만 제공하였다. 그즈음 농협에서는 직거래 장터가 유행처럼 번졌다.
지역농협은 물론이고 중앙회의 각 점포에서도 농산물을 팔았다. <국민의 정부> 이후 농협 마크가 있는 곳이면 예외 없이 농산물을 팔아야 한다고 강조하던 시절이었다.
시흥시는 소래포구. 월곶 포구. 오이도 항 등 해안지역이 있으나 경공업 단지가 주류이고, 좁은 농지에는 포도 농사와 약간의 벼농사를 짓고 있어 공업 중심 지역이라 할 수 있다.
다음으로 그해 10월 13일부터 21일까지 나는 시장과 시청공무원, 경찰서장. 소방서장. 세무서장. 시흥상공회의소 회장 등 기업인들이 참여하는 시흥시 대표단의 일원으로 중국 <산둥성>을 유람(遊覽)하였다.
<산둥성>에는 일조시(市)를 포함한 여러 도시가 있었다. 일조시는 1998년도에 시흥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다. 그래서 시흥시에서는 매년 일조시를 방문하여 여러 행사에 동행한다. 당시 일조시는 인구 270만 명 규모의 <산둥성>의 직할시(直轄市)이기도 하다.
일조시를 가기 전에 덕주시(市)를 둘러보았는데 덕주시는 산이 없고 오직 넓은 평원지역이었다. 도시에는 공단이 있었고, 농촌에는 목화. 옥수수. 대추 농사가 주종이었다. 그 규모가 엄청났다.
여기서 태산(해발 1,532m) 부근을 지나 공자의 고향인 곡부시를 통과하고 삼국지에 나오는 서주를 지나가는데, 넓은 평원에서 고구마를 작두로 썰어서 그 밭에서 그대로 말리는 장면이 장관이었다.
일조시는 3,000년 전에 조성된 대추밭에 1,000년이나 되는 대추나무가 있다는데 이곳 사람들은 대추나무를 키우는 사람들을, 농민이라 부르지 않고 대추 인(人)이라 부른다는 것이 신기하였다. 그만큼 대추 농사가 특화되어 있다는 말일 것이다.
그리고 인근 우성시(市)에는 황하(黃河)를 다스렸다는 우 임금을 기리는 공원이 있었다. 공원의 규모도 웅장하여 과연 대륙의 기질다웠다.
또한, 일조항(港)에서 카페리호의 개찰구를 방문하여 중국 농산물(참깨가 주종이었다) 보따리 장사들을 만났는데 카페리호의 좌석이 200여 개이고, 그중 보따리 장사가 100명이 넘고, 주 2회 운항한다고 하니 보따리 장사가 많기는 많다. 돈이 되니까 그럴 것이다.
저녁에는 일조시 당 서기(중국에서 당 서기는 시장이었다)와 만찬을 하고 일조 특산물인 녹차와 귀임하여 직원들에게 줄 기념품도 구매했다. 중국은 국토를 보나 구매력으로 보나 대단한 국가임을 실감했다.
그런 중국을 이웃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중국과의 교역을 더욱 확대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하며, 한편으로 중국산 농산물의 수입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체험한 유익한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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