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서 농협 생활
가을이 되니 만산이 울긋불긋하고 발아래 낙엽이 흐르니, 우리 인생도 가을처럼 쓸쓸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누렇게 익어가는 벼를 보니 풍요로움이 다가오는 시월 상달이라,
내 나이도 종심을 제법 넘기니, 여기 옛일을 적어 카톡 지인들과 공유케 하노라. 나는 경남에서 태어나고 부산을 넘고, 울산에서 농협이라는 첫 직장 생활을 시작하였다.
그 후 부산. 경남. 서울을 거쳐, 다시 경남으로 내려와 경기도를 찍고, 다시 서울로 되돌아가서 그곳에서 직장 생활 1차를 마감하였다. 그러니 일곱 개 광역시를 거친 셈이다.
이를 시·군으로 따져보면, 차례로 울산. 부산. 마산. 진주. 산청. 서울. 창원. 시흥. 성남. 서울까지 열 곳을 두루 유람한 셈이요, 산 곳을 따지니 약 서른 곳에 다다른다. 다녀도 많이도 이사 다녔다. 때마다 이삿짐을 싼 집사람께 고마움을 전한다.
그러니 대부분은 1~2년이고, 어떤 경우는 6개월 근무한 사무소도 있었다. 한 사무소에 3년을 근무한 경우는 단 두 곳뿐이다. 그곳이 본부 감사실과 성남시지부다. 감사실은 감사 수반으로 3년과 실장으로 2년을 합하여 5년을 근무하였고, 성남시지부는 연속 3년을 근무했다.
그중에서 특히 성남시지부는 내가 제일 애착이 가고,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서 일한 곳이요, 일의 성과도 좋은 사무소다. 그래서 보람도 있었던 사무소요, 그래서 성남이 있는 경기도에 근무한 시기가 나에게는 황금기였다는 생각에서 그곳에 근무한 시절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제자랑 같아서 쑥스럽기도 하다만 사실이니 양해 바랍니다.
경남 근무(경남 본부 부본부장 1년, 창원지부장 1년)를 마치고, 서울로 바로 올라가지 못하고 옆으로 경기도로 올라왔다. 발령받고 보니, 여러 가지로 후회가 되었다.
내가 조금만 참았으면(?) 본부로 들어갈 수 있었는데,……, 내 전임 부본부장은 6개월 만에 입성(당시 중앙회 본부 발령을, 입성이라도 불렀다)했는데,……,
나는 2년을 채우고도 본부로 입성치 못하고 경기도라니, 충격적이며, 나 자신이 낙담이 컸고, 한편으로는 처량하기까지 하였다. 사실 월급 생활자는 그 직장의 최고 책임자와 함께 근무하기를 누구나 희망할 것이다. 나 역시 물론 그렇다.
부임하기 전에 경기도에서 어느 지부로 가야 하는지 궁금하던 차에 마침, 경기도 총무과에서 희망 사무소가 어디냐고 물어왔다. 경기도는 그래도 예의(?)가 있어 고맙다는 생각에,……, 집 가까운 곳이 좋겠다고 말했다.
집이 어디냐고 되물었다. 그래서 목동이라고 하니, 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시흥시지부로 발령을 내어주었다. 아시다시피 경기도는 정말 큰 도(道)다. 서울을 둘러싸고 사방팔방이 경기도다.
가령 경기 북부나 동부 등, 예를 들면 고양이나 의정부 쪽으로 발령하면 출퇴근이 어렵다. 고마운 마음으로 시흥시지부에서 근무를 시작하였다. 그런데 부임하고 보니 시장이 경남 출신이었다. 경기도에서 이처럼 고위 공직자로 근무하는 경남 사람은 드문 일인데 감사한 인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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