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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 다니는 시계- 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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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석봉1 2023. 7. 2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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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 다니는 시계- 칸트

 

서양철학사에서 가장 위대한 철학자를 한 사람으로 압축하라면, 많은 사람이 주저하지 않고 칸트(Immanuel Kant, 1725~1804)를 추천할 것이다.

 

160cm도 채 되지 않는 작은 키(실제로 157cm)에 기형적인 가슴을 가진 칸트가 어떻게 서양철학사에서 위대한 철학자로 우뚝 설 수 있었을까?

 

거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하나는 정해진 규칙을 지키며 건강을 유지한 것이요, 다른 하나는 필생의 위대한 과업을 완수한 일일 것이다. 다시 말하면 건강을 지키는 일과 하고자 하는 과업을 이룰 수 있었다는 일에, 일치하는 삶을 산 사람이라는 사실이었다.

 

실제로 그는 당시 독일인의 평균 수명의 두 배나 되는 80세까지 살았다. 그는 매일 아침 정각 5시에 일어났다. 당시에는 알람이 없었는지, 하인이 515분 전에 그를 깨우기 시작했다고 전한다.

 

또한, 규칙적인 시간표에 따라 일어나서는, 서재에서 공부하고, 대학(쾨니히스베르크)에 강의하고, 점심때는 식사하면서 언제나 손님을 맞이했다. 이때 손님과 다양한 주제를 놓고 대화하고 토론하였다.

 

그리고 오후 330분에는 어김없이 산책을 나선다. 이때 이웃 사람들이 그를 보고 시계를 맞추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사계절 내내 같은 시간 같은 코스를 걸었다. 그래서 칸트에게는 <걸어 다니는 시계>라는 별명이 붙었다.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뒤에는 다시 연구에 몰두하였고, 10시에 정확하게 잠자리에 들었으며, 성격도 꼼꼼하고 소심한 사나이였다.

 

평소 소지품이나 가구들이 제자리에 놓여 있는지도 항상 신경을 쓰는 사람이었고, 만약 어느 하나라도 제자리가 아니면 안절부절못하는 어지간히 까다로운 사람임엔 틀림없었다.

 

강의 중에도 어떤 학생이 이상한 복장을 하고 앉아 있으면 거기에 신경을 쓰느라 제대로 강의하지 못할 정도였다.

 

또한, 칸트를 가장 화나게 하는 일은, 다른 사람들 때문에 규칙적인 생활 리듬이 깨지는 일이었다. 언젠가 한 귀족이 칸트를 마차에 태워서 함께 산책하였는데,

 

저녁에 잘 시간까지 산책이 끝나지 않아서 제대로 잠을 못 자, 다음부터는 이런 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그만큼 결백 증이 있을 정도로 일정 관리에 철저하였다.

 

그는 선천적으로 몸의 허약했지만, 규칙적인 생활 덕분에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고, 서양 근대 사상이 지향했던 도덕적 이상을 집대성한 사람이다. 오늘날 우리가 추구하는 자유 민주주의 사회의 초석이 되는 정신을 칸트에게서 찾아볼 수 있겠다.

 

자유 민주주의 사회는 모든 인간이 평등하며 존엄한 존재임을 전제하는 사회이므로, 거기서 통용되는 윤리는 보편주의와 인격주의에 입각한 윤리임을 강조하였다.

 

칸트는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판단력 비판, 등 불후의 저서를 남겼다.

 

칸트는 자신이 평생을 보낸 쾨니히스베르크 대학의 묘지에 묻혀있다. 그의 묘비명에는 실천이성비판에 실린 유명한 문구가 적혀 있다.

 

내 마음을 늘 새롭고 더 일 층 감탄과 경외심으로 가득 채우는 두 가지가 있다. 그것은 내 위에 있는 별이 빛나는 하늘과 내 속에 있는 도덕률(법칙)이다

 

*나도 칸트에 비길 바는 아니지만 규칙적인 생활만큼은 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것이 건강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 믿기 때문이다.

 

*칸트에 대하여 좀 더 공부하고자 하는 독자는 철학vs철학(그린비, 강신주 지음)이라는 책, 18. 11. 12항을 참조하시길 권한다. 이 책에는 칸트뿐만 아니라, 동서양 철학자 56명의 사상을 비교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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