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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강의 <가던 길을 멈추고>

시평

by 웅석봉1 2023. 10. 12.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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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던 길 멈추고(마의태자 묘를 지나며)>

 

골짝을 예는/ 바람결처럼/ 세월은 덧없어/ 가신 지 이미 천년//

 

()은 길건 만/ 인생은 짧아/ 큰 슬픔도 지내다니/ 한 줌 흙이려뇨//

 

잎 지고/ 비 뿌리는 저녁/ 마음 없는 산새의/ 울음만 가슴 아파//

 

천고(千古)의 씻지 못할 한/ 어느 곳에 멈추신고/ 나그네의 어지러운 발끝에/ 찬 이슬만이 채어/

 

조각구름은/ 때 없이 오락가락하는데/ 옷소매 스치는/ 한 떨기 바람/

 

가던 길/ 멈추고 서서/ 막대 짚고/ 고요히 머리 숙인다./

 

김해강 시인의 <가던 길 멈추고(마의태자 묘를 지나며)> 전문.

 

 

<흐르던 역사 길을 멈추고(21세기를 지나며)>

 

굽이치는 강물처럼/ 역사는 흘러/ 공산주의가 망한 지 수십 년/ 자본주의만 남다니/

 

부자도 있건만/ 가난한 자는 더 많아/ 이것이 발전한 인간사회려뇨?/

 

자본은 부자를 낳고/ 부자는 또 자본을 낳아/ 빈익빈 노동자의 삶은/ 대를 이어 고달파/

 

머리띠 두르고 대동 투쟁 외쳐대도/ 90%10%에 예속되는 변함없는 구조와/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끝엔/ 빈 깡통만 남아/

 

평등사회 외치는 요란한 소리는/ 온 지구촌을 덮는데/ 자본주의가 생산하는/ 더러운 오물들/

 

흐르는 역사/ 가던 길 멈추고 서서/ 추한 제 모습 들여다보며/ 부끄러이 머리 숙이다./

 

패러디 시인의 <흐르던 역사 길을 멈추고(21세기를 지나며)> 전문.

 

 

<목마른 사랑 하나 웃음을 붙잡고(그리움을 지나며)>

 

물가에 내려온/ 사슴처럼/ 영혼은 목말라/ 그리워 한지 이미 이천 년//

 

소망은 길건 만/ 애틋함만 있어/ 큰 그리움도 지내다니/ 목마른 사랑이려뇨//

 

대 이어/ 뜻을 쌓는 인간사/ 잡히지 않는 생의/ 의미만 애달파//

 

천고에 채우지 못할 사랑/ 어느 날에 고이신고/ 삶의 입술에/ 헛 사랑만 스쳐//

 

시원한 개울물/ 영혼을 축이고픈/ 목마른 사랑 하나//

 

그리움을 멈추고/ 펜을 잡고/ 차라리 웃음을 붙잡다.//

 

패러디 시인의 <목마른 사랑 하나 웃음을 붙잡고(그리움을 지나며)> 전문.

 

 

<시인 소개>

 

김해강(1903~1984. 본명 대준) 시인은 전북 전주 출신으로 전주사범학교를 졸업하고 1925년 진안국민학교에 부임한 이래 1945년부터 전주사범학교와 전주고등학교 등에서 1968년 정년 때까지 한평생을 교육계에 종사함.

 

1925조선 문단에 주요한의 추천으로 시달나라가 발표하고, 1926동아일보의 제1회 신춘문예에 시새날의 기원으로 등단.

 

1920~30년대에 발표한 시로는 출범의 노래, 5월의 태양, 변절자여! 가라, 누나의 임종등이 있으며, 1936년 시 전문지인 시건설에 동인으로 참가하였다.

 

1940년 김남인과의 공동시집 청색마를 간행하였다. 반일 성향에 가깝던 초기 시와는 달리 일제 강점기 말기에는 친일 시()도 창작한 바 있어, 2002년 발표된 친일 문학인 42인 명단에 등재되었다.

 

진주만에서 전사한 일본군 9명의 죽음을 칭송하는 내용의 돌아오지 않는 아홉 장사(1942) 등 총 3편의 친일 작품이 밝혀져 있다.

 

1993년 전주 덕진공원에 그의 시비가 세워져 있다. 전라북도 문화상(1957), 전주시민의 상(1968) 등을 수상하였다.

 

이 시는 매일신보(194110. 30)에 발표되었고, 시집 동방 서곡에 수록된 시로서 시인이 금강산을 기행 하던 중에 비로봉에 있는 마의태자(麻衣太子)의 무덤을 지나면서 읊은 감상적인 서정시다. <나무위키> 등 참조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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