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일명. 죽창가)
이 두메는 날라와 더불어/ 꽃이 되자 하네 꽃이/ 피어 눈물로 고여 발등에서 갈라지는/ 녹두꽃이 되자 하네//
이 산골은 날라와 더불어/ 새가 되자 하네 새가/ 아랫녘 윗녘에서 울어대는/ 파랑새가 되자 하네//
이 들판은 날라와 더불어/ 불이 되자 하네 불이/ 타는 들녘 어둠을 사르는/ 들불이 되자 하네//
되자 하네 되고자 하네/ 다시 한번 이 고을은/ 반란에 되자 하네/ 청송녹죽(靑松綠竹) 가슴으로 곶히는/ 죽창이 되자 하네 죽창이//
김남주 시인의 노래 전문.
김남주(1946년~1994년) 시인은 전남 해남 출신으로 1964년 광주제일고에 입학했으나 이듬해 자퇴하고 1969년 대입 검정고시를 거쳐 전남대학교 영문과에 입학한다.
1972년 유신 헌법이 선포되자 반(反)유신 지하신문인 《함성》을 제작하고 유신독재를 비난하고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고자 노력했으며, 지하신문인 《함성》을 《고발》로 명칭을 바꾸어 투쟁을 계속한다.
그것이 유신 시절에 통할 리 없겠지. 통했다면 유신 시절이 아니었겠지. 그래서 그는 결국 반공법 위반으로 구속되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는다(1973년)
이 사건으로 전남대학교에서 제적당한다. 이후 해남 고향으로 낙향하여 농업에 종사하면서 《창작과 비평》 지에 「진혼가」, 「잿더미」 등 7편의 시를 발표한다.
1975년에 광주로 올라와 사회과학서점인 <카프카>를 개점한다. 그 후 1978년 상경하여 남조선 민족해방 전선 준비위원회(남민전)에 가입, 활동하다가 1979년 서울에서 체포되어 구속된다.
이듬해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1979년부터 광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에 첫 시집 『진혼가』를 시작으로 『나의 칼 나의 피』, 『조국은 하나다』, 『아침저녁으로 읽기 위하여』를 집필한다.
이 시편들은 교도관을 통해 아내에게 전달되어 첫 시집 『진혼가』는 1984년에 출간되어 문학계의 큰 파장을 일으킨다.
시인은 이후 광주교도소에서 전주교도소로 이감되었고, 1988년 12월 21일 형집행정지로 9년 3개월 만에 석방되었다.
이후 1994년 2월 13일에 췌장암으로 사망한다. 그의 묘지는 광주 북구 망월동 5·18 묘역에 안장됐다.
*이 시에서 두메. 산골. 들판이라는 장소와 녹두꽃. 파랑새. 들불 같은 단어는 모두 동학 농민 항쟁을 상징하는 말로서, 1895년에 일어난 동학 농민군과 그 지도자 전봉준을 기리는 노래가 되었다.
한편, 이 시에 화가 김경주가 곡을 붙여 죽창가(竹槍歌)라는 노래로 만들었고, 한국의 독립 정신과 풀뿌리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곡으로, 가수 안치환이 부르면서 대표적인 운동권 민중가요가 되었다.
*2차 세계 대전은 이탈리아. 독일. 일본 3국이 일으킨 전쟁이고, 이 전쟁에서 연합군이 승리했다. 그런데 패전국 중에 독일은 동. 서로 양분되었는데 이탈리아와 일본은 그대로였다.
이탈리아는 종전 수년 전(1943년 9월)에 항복하고, 독일과 일본은 최후까지 남은 전쟁 국가였는데, 분단되어도 독일처럼 일본이 되어야지 왜? 우리나라가 분단되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6.25 내전도 결국은 분단된 조국의 비극이요, 김남주 같은 시인들도 따지고 보면 2차 대전의 피해자들이 아니겠는가. *나무위키 등 참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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