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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훈의 <낙화>

시평

by 웅석봉1 2023. 9. 6.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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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落花)

 

꽃이 지기로 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가 있을까//

저어하노니/ 꽃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조지훈 시인의 <낙화(落花)> 전문.

 

애처(愛妻)

 

반찬이 빈약하기로 소니/ 아내를 탓하랴//

저녁 밥상 반찬들이/ 어지러움을 피하고//

김치와 된장찌개/ 콩나물이 정겨워라//

불평을 없애야 하리/ 내일이면 또 먹어야 할 밥인데//

오늘 저녁 밥상/ 단출하게 차리어//

한국인의 영양식 김치가/ 우련 맛있어라//

매일 같이 반찬 걱정해야 하는 사람의/ 반복되는 고충은/ 오죽이나 할까?//

저어하노니/ 배불리 먹고 난 이 저녁엔/ 내친김에 설거지도 내가 하고 싶어라.//

 

패러디 시인의 <애처(愛妻)> 전문.

 

 

<시인 소개>

 

조지훈(1920~1968 본명 동탁) 시인은 경북 영양 출신으로 독학으로 중학교 과정을 마치고 혜화 전문학교(현 동국대학교)를 졸업하고 1939문장지에 고풍의 의상승무를 추천받아 등단.

 

1946년 박두진. 박목월과 함께 청록집을 간행하여 청록파 시인으로 불리게 되었고, 이후 경기여고 교사, 고려대학교 교수 등을 역임함.

 

1947년 전국문화단체총연합회 중앙상임위원, 1949년 한국 문학가협회 중앙상임위원, 1960년 한국 교수협회 중앙위원, 1963년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소장, 1967년 한국시인협회 회장 등 역임.

 

1968년 고려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던 중에 고혈압과 기관지 확장증의 합병증으로 517일 마흔아홉의 젊은 나이에 안타깝게도 타계함.

 

시집으로 청록집, 풀잎 단장, 조지훈의 시선, 역사 앞에서, 여운등이 있고, 수필집으로 창에 기대어, 시와 인생, 지조론, 돌의 미학, 논문집으로 한국 민족 운동사등이 있다. 1982년 금관문화훈장 추서.

 

*시인은 떨어지는 꽃잎을 보며 삶의 무상함과 비애를 느낀다. 꽃이 진다고 어찌 바람을 탓하리, 촉나라가 그리워 우는 귀촉도(歸蜀道), 날이 밝아 오나니, 촛불을 꺼야 하나니.

 

하얀 미닫이가 보일 듯 말 듯 붉어 오니, 꽃지는 이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두려워하노라. 꽃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패러디 시의 마지막 연 배불리 먹고 난 이 저녁엔 내친김에 설거지도 내가 하고 싶어라.” 그래요. 요즘 설거지는 남자들의 몫이 된 지 오래~~. 아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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