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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의 <껍데기는 가라>

시평

by 웅석봉1 2023. 8. 20.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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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사월(四月)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놓은/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中立)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 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신동엽 시인의 <껍데기는 가라> 전문.

 

 

<도라지는 가라>

 

도라지는 가라/ 뿌리 굵은 산삼만 남고/ 도라지는 가라// 도라지는 가라/ 백년근 산삼만 남고/ 도라지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삼년근 도라지는 가라/ 사슴 놀던 자리에서 캔 백년근 산삼만이/ 무병장수를 위하여/ 향기를 풍기며 먹혀 질지니//

 

도라지는 가라/ 그 옛날 진시황에게 바쳐졌던/ 백년근 산삼만 남고/ 그 모오든 도라지는 가라.//

 

패러디 시인의 <도라지는 가라> 전문.

 

<시인 소개>

 

*<껍데기는 가라>에서 껍데기는 동학 농민 혁명과 4·19혁명의 순수성만 남기고, 허위. 비리. 불의 등 모든 부정적인 존재를 껍데기에 비유하였고, 쇠붙이는 전쟁. 외세. 군사독재. 폭력 등 민족 통일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을 비유함.

 

*패러디 시 <도라지는 가라>는 도라지를 너무 무시하는 처사다. 아무렴 패러디이니 이해는 간다만, 도라지도 산삼만큼은 못해도 약효는 좋다.

 

신동엽 시인(1930~1969)은 충남 부여에서 출생하여 전주 사범대학을 중퇴하고 1953년 단국대학교를 졸업, 1957년 인병선(1935~현재) 과 결혼하였고,

 

195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이야기하는 쟁기꾼의 대지>로 등단 후,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가 폐결핵으로 교직을 그만두고 시에 집중한다.

 

1960년 다행히 건강이 회복되어, 서울로 올라와서 <교육평론사>에 취업한다. 그해 4·19혁명이 일어나고 이를 기리기 위하여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껍데기는 가라>를 창작했다.

 

1961년에 명성 여고 야간 교사로 취직하여 안정적 생활을 하였으며 1963년 시집 아사녀, 1967년에 4,800여 행에 이르는 장편 서사시금강을 발표한다.

 

그러나 1969년 지병인 간디스토마가 간암으로 전이되어, 아내와 21녀를 남겨두고 47일 만 38세의 아까운 나이에 사망한다. 1980년 유고 시집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발간.

 

*날 선 시인은 자기만의 풍경을 그린다. 그래서 시는 불친절하더라. 2003년 은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고, 2013년에 부여읍 내, 시인의 생가 뒤에 신동엽 문학관이 개관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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