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쌈>
공중의 날개 하나도 부럽지 않다// 아랫방에 상추 윗방에 고추/ 한 텃밭에서 궁합 엿보다// 궁둥이 야들해진 상추/ 요를 깔고 창문 너머 홀깃//
어느새 매콤하게 여문 고추/ 상추네 방 문턱 어슬렁// 된장 쓴 고추 상추 한 쌈 업으면/ 올 농사도 잘 지었다//
박영대 시인의 <상추쌈> 전문.
<상추쌈>
일 놓은 서울 셋방 예순아홉 아버지는/ 산골 초막에서 황혼을 보내셨죠/ 이레 해 가난한 텃밭 푸성귀를 기르셨죠//
펌프가 있는 마당 가 고추 부추도 심고/ 바쁜 딸 오면 어머니와 열무김치도 담그고/ 상추도 어린 고추도 한 바구니씩 따 주셨죠//
“이것 좀 먹어봐” 평상에 둘러앉아/ 강된장에 고기 한 점 밥 한술에 풋고추 한 입/ 두 볼이 미어지도록 상추쌈을 싸주셨죠//
달보드레 감치는 아버지 그 상추쌈은/ 이제 어디 가도 먹을 수 없지만요/ 마지막 상추 따던 웃음소리 환히 남아 있어요//
홍성란 시인의 <상추쌈> 전문.
<어설픈 해설>
박영대 시인과 홍성란 시인의 상추쌈이라, 두 시인이 아는 사이는 아닐 터, 시의 내용은 일맥상통하더라.
마침 홍성란 시인의 <상추쌈>을 논하려는데 때마침 박영대 시인의 <상추쌈>이 불현듯 생각나서 같이 평하리라.
상추쌈에는 강된장과 풋고추가 제격이라, 거기에 삶은 돼지고기 한 점 포개서 입에 넣고 오물거리며 목으로 넘기면 그만이라.
요즘처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는 거기에 막걸리 한잔 걸치고 시원한 그늘막에 누어서 하늘 쳐다보고 낮잠 한 번 즐기면 공중의 날개 따위는 하나도 부럽지 않더라.
어린 시절 어머니가 싸 주신 상추쌈, 한입 가득 품으면, 그러면 ……,올 농사 잘 지었지요. 감사하지요. 고맙지요.
상추는 국화과 왕고들빼기 속에 속하는 채소라, 아주 옛날 유럽에서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로 들어왔으며, 천금을 주어야 얻어먹을 수 있다고 하여 천금채(千金菜)라 하였으니
상추에는 다이어트. 빈혈 예방. 심장병 위험 감소. 숙취 해소. 혈관 건강. 피부 미용. 눈 건강. 불면증 개선. 항암 효과. 신경 안정 등 유익함이 무수하더라.
*박영대 시인(1953년~ 현재)은 전남 나주 출신으로 광주농업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최고위 과정을 이수하였고, 1970년 <농협중앙회(현, 농협은행)>에 입행하여, 농협에서 농업. 농촌을 위해 일하다가 2010년도에 농협 신용산 지점장을 마지막으로 명예 퇴임함.
2002년 <서울 문학>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흰뫼 시문학 회원. 한국 신문예문학회원.
현재는 한국 현대 시인협회 상임이사. 국제 펜 한국본부 조직 운영위원장. 서울 미래 예술협회 수석 이사로 재임 중임.
고려달빛문학상. 한국민족문학상. 연암문화예술상 천등문학상 등을 수상하였음.
*홍성란 시인은 충남 부여 출신으로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방송대와 성균관대학에서 시조를 강의하였으며, 월간 《유심》 상임 편집위원 역임. 유심 시조 아카데미 원장으로 재직 중임.
1989년 중앙 시조 백일장에 <경복궁 근정전> 장원으로 등단. 시조집으로 『춤』, 『애인이 있어요』, 『소풍』, 『바람의 머리카락』 등이 있으며,
중앙시조대상. 유심작품상. 현대불교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이영도시조문학상. 한국시조대상. 조운문학상 등을 수상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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