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보 다리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은 흐르고/ 우리네 사랑도 흘러내린다/ 내 마음속에 깊이 아로새기리라/ 기쁨은 언제나 괴로움에 이어옴을//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머문다// 손에 손을 맞잡고 얼굴을 마주 보면/ 우리네 팔 아래 다리 밑으로/ 영원의 눈길을 한 지친 물살이/ 저렇듯이 천천히 흘러내린다//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머문다// 사랑은 흘러간다, 이 물결처럼/ 우리네 사랑도 흘러만 간다/ 어쩌면 삶이란 이다지도 지루한가?/ 희망이란 왜 이렇게 격렬한가?//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머문다// 나날은 흘러가고 달도 흐르고/ 지나간 세월도 흘러만 간다/ 우리네 사랑은 오지 않는데/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는강이 흐른다//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
기욤 아폴리네르 시인의 <미라보 다리> 전문.
사랑의 다리
시계를 뒤집어 놓아도 시간은 흐르고/ 우리네 인생도 흘러간다/ 내 마음 깊이 새기리라/ 흐르는 시간은 돈으로도, 권력으로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시간의 강을, 흐름의 강을 건너자/ 사랑의 다리를 놓고// 살다 보면/ 고난도 있으리, 절망도 있으리/ 아무도 알지 못하는/ 나만의 아픔도 있으리라//
시간의 강을, 흐름의 강을 건너자/ 사랑의 다리를 놓고// 시계를 거꾸로 매달아도 시간은 흐르고/ 우리네 인생도 흘러만 간다/ 여울진 청춘이 다시 오기 어렵듯이/ 모든 것은 머물지 않는 법//
시간의 강을, 흐름의 강을 건너자/ 사랑의 다리를 놓고// 시계를 깨버려도 시간은 흐르고/ 우리네 인생도 흘러만 간다/
내일 이루려는 크고 원대한 사랑도/ 오늘 행한 작은 사랑만 못하리// 시간의 강을, 흐름의 강을 건너자/ 인생은 흐르고 사랑은 건넌다.//
패러디 시인의 <사랑의 다리> 전문.
<시인 소개>
1880년에 이탈리아 로마에서 16세 어머니의 사생아로 출생하여 1918년에 프랑스 파리에서 38세의 젊은 나이에 사망함. 사망의 원인은 군 생활 중에 입은 부상의 후유증과 스페인 독감으로 전해짐.
본명은 윌헤름 아폴리나리스 데 코스트로비스키, 20세기 초 전위미술 이론가로 큰 역할을 하였고, 피카소의 절친한 친구이기도 함.
27세 때인 1907년에 여류화가 마리 로랑생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데, 이때 마침, 루브르 박물관에서 유명한 <모나리자> 그림이 도난당한 사건이 발생하여, 그 범인으로 시인이 지목되자,
마리 로랑생이 그를 떠나는데, 이에 허망한 세상을 한탄하며, 쓸쓸한 느낌으로 지은 글이 이 시인데, 애잔하다. 참고로 미라보 다리는 파리 세느강의 37개 다리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알려져 있다.
시집으로 『알코올』 등과 소설집으로 『타락한 마술사』, 『이교도 회사』, 『동물시집』 등이 있음.(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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