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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윤호의 <메밀전병>

시평

by 웅석봉1 2023. 7. 8.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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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전병

 

강원도 정선 오일장에 가면/ 함백산 주목처럼 마른 할머니들이/ 부침개를 파는 골목이 있지/ 가소로운 세월이 번들거리는 불판에/ 행운처럼 얇은 메밀전을 부치고/

 

설움이 삭고 삭은 묵은지를/ 도마 위에 다져서/ 전병을 만들지/ 참 못생기고/ 퉁명스러운 서방이/ 이불 둘둘 말고 잠든 모양/ 한 입 씹으면/ 인생의 매콤한 맛을 느끼지/

 

함석지붕을 때리는 소낙비를 들으며/ 옥수수 막걸리를 마시던 친구들은/ 하나 둘 사라지고/ 뒤통수만 보여주며 달아나던 처녀들도/ 간 곳 없는데/

 

이 땅의 하늘을 떠받친 태백산맥 아래/ 아라리 흐르는 강 사이로/ 메밀전병 부치는 할머니들은/ 고소한 기름 냄새 풍기며/ 아직 그 자리에 있지/

 

전윤호 시인의 <메밀전병> 전문.

 

 

<어설픈 해설>

 

 

煎餠이라, 달일 전, 떡 병이라, 쌀가루. 밀가루. 수숫가루 등을 반죽하여 기름에 부친 떡이라, 아니, 정선에선 메밀가루로 부친 떡이라, 그게 전병이라,

 

이 땅의 하늘을 떠받친 태백산맥 아래, 정선 아라리 흐르는 강 사이로, 메밀전병 부치는 할머니들은 고소한 기름 냄새 풍기며, 아직 그 자리에 있지요, 그렇지요.

 

함석지붕 때리는 소낙비를 들으며, 옥수수 막걸리를 마시던 친구들은 하나, 둘 사라지고, 뒤통수만 보여주며 달아나던 처녀들도 간 곳 없는데, ……,

 

옥수수 막걸리를 마시던 친구들이나, 뒤통수만 보여주고 달아난 쳐녀들이나, 메밀전병에 전염되었나, 달아나기는 왜 달아날까, 고것 참…… 고약하~.

 

설움이 삭고 삭은 묵은지를 도마 위에 다져서 전병을…… 만들지. 참 못생기고 퉁명스러운 서방이 이불 둘둘 말고 잠든 모양이라, 고것도 참 고약한 표현이라

 

강원도 정선 오일장에 가면, 가소로운 세월이 번들거리는 불판에, 행운처럼 얇은 메밀전을 부치고, 부침개를 파는 골목이 있지, 함백산 주목처럼 마른 할머니들이 부치는 부침개라, ……,고것도 역시 참 고약한 표현이라.

 

 

전윤호(1964~현재) 시인은 강원도 정선 출신으로 동국대학교를 졸업. 1991년 월간지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인협회 사무총장 역임하였고,

 

시집으로는 이제 아내는 날 사랑하지 않는다, 연애 소설, 사랑을 말하다, 나에게 주는 여행 선물』 『순수의 시대, 늦은 인사, 밤은 깊고 바다로 가는 길』 『봄날의 서재, 슬픔도 깊으면 힘이 세진다, 정선등과

 

동화로는 캐츠, 작은 개 이야기, 한국에 온 어린 왕자, 울어도 괜찮아, 꼬박꼬박 저축은 즐거워등이 있음. 편운문학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요즘 춘천에서 시를 쓰는 전업 작가로 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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