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드레나물밥
물에 잘 불려 삶은 곤드레나물/ 그놈에 지난봄 가뭄을/ 빨래 헹구듯 찬물에 헹구어/ 숭덩숭덩 대강 썰어서는//
들기름과 소금으로/ 손맛이 나도록 꽉꽉 주물러서는/ 끓는 밥 위에 뿌리고/ 뜸이 들기를 기다린다//
솥뚜껑을 열어젖히면/ 메말랐던 봄 냄새가/ 먼지바람처럼/ 훅! 올라온다//
나물보따리 보따리 져 내리던/ 빕새울 너머 무건골 선순이/ 목덜미 근처 옷깃 사이로/ 훅! 올라오던/ 그 매캐했던 봄나물 냄새//
옛날엔/ 나물에 쌀을 임내*만 내고 끓여/ 훌훌 마시듯 끼니를 때웠다던데/ 이제 그리는 못 먹지, 안 먹지/ 별미며 특식이 되어버린//
봄날 잎을 죄다 뜯기고도/ 한여름이면/ 보랏빛에 꽃을 무리져 피우며/ 우리를 위로해 주었던 곤드레나물.// 임내:‘흉내’의 강원도 사투리.
최영규 시인의 <곤드레나물밥> 전문.
<어설픈 해설>
한치 뒷산의 곤드레 딱죽이 임의 맛만 같다면 올 같은 흉년에도 봄 살아나지……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날 넘겨주소. 강원도의 명창 정선 아리랑이다.
봄날 잎을 모조리 빼앗기고도 한여름이면 보랏빛에 구름 같은 꽃을 피우는 곤드레나물이여……노래하는 정선 아리랑에도 곤드레 딱죽이가 읊어지니 곤드레나물은 강원도의 특산물이로다.
먹을 것이 없던 옛날에야 쌀 암내만 내고 끼니를 이었지만, 지금은 그리는 못 먹지……아니, 안 먹지. 아니지, 요즘은 최고의 보약이지. 그렇지요. 암요 그렇고말고.
곤드레나물밥은 매년 5월에 채취하며 맛과 향이 유별나고 다양한 성분으로 최고의 건강식이지요. 우선 칼륨이 풍부하여 혈관 건강,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다이어트, 칼슘. 인. 철분 등 무기질이 풍부해 뼈 건강에 탁월하다지요.
또한, 비타민A 베타카로틴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여 노화의 원인을 제거함으로 피부미용에, 철분과 엽산이 많아 체내에 산소 공급을 촉진 시켜 빈혈이나 어지럼증을 없애 준다지요. 좋다, 이렇게 좋을 수가 있나……
최영규(1957년~현재) 시인은 강원도 강릉 출신으로 199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으로는 『설산 아래에 서서』, 『아침시집』, 『나를 오른다』, 『크레바스』가 있고. 김규용시문학상. 한국시문학상. 경기문학상. 바움작품상 등 수상.
한국시인협회 사무총장. 발전위원장. 기획위원 국제 PEN 한국본부 심의위원장. 감사 역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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