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떡>
내 손을 잡은 큰고모님은/ 말갛게 웃으신다// 들일과 땔감 나무를 하느라 손이 거칠고/ 자식들 걱정에 머리가 세었지만/ 장조카를 바라보는 눈길은/ 윤기가 난다// 상처가 나거나 상한 감자들이/ 물 담긴 독에 담겨 썩는 동안 내는/ 고약한 구린내// 물을 갈아주고 또 갈아주는 손길에/ 구린내는 사라지고 남는/ 햇살 같은 녹말가루// 그리하여 감자떡은/ 상처도 슬픔도 냄새도 감쪽같이 지운/ 말간 얼굴이다// 할머니를 닮은 큰고모님이/ 눈밭에 서 있는 내게 감자떡을 내민다//
맹문재 시인의 <감자떡> 전문
(어설픈 해설)
감자는 비타민C가 사과의 3배로 풍부하여 체내 백혈구 생성을 증가시켜 면역력을 강화한다. 따라서 바이러스나 세균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고 각종 질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감자의 비타민C는 익혀도 쉽게 파괴되지 않는다.
또한 감자는 식이 섬유가 풍부해 소화를 촉진하고 변비를 예방하며 규칙적인 배변을 지원한다. 그리고 혈압을 낮추고 심장과 만성 질환의 위험을 줄이는 한편 칼륨과 마그네슘. 인과 같은 영양소가 풍부하여 근육과 뼈를 건강하게 한다.
또한, 눈과 간 그리고 뇌 건강과 피부미용. 체중 관리. 수면 개선. 염증 감소, 소화력 증진 등에 좋다고 전한다. 요약하면 감자는 식품의 왕이라 할만하다. 그러나 감자는 식으면 맛이 없다. 따뜻할 때 먹자.
자, 그러면 이 시를 찬찬히 음미해보자. 우선, 시인과 큰고모님과의 사연이 애잔하다. 큰고모님은 할머니의 딸이자 아버지의 누님이니, 그래서 할머니를 닮으셨다니 그건 당연하고,
그래서 들일과 나무하느라 거칠어진 손으로 고향을 지키는 큰고모님이 고향을 찾은 장조카인 시인을 보는 눈이 큰고모님이 보기에 믿음직했을 것이다. 그래서 말갛게 웃으면서 장조카를 바라보는 눈길은 윤기가 날 것이다.
한편, 감자는 같은 구황식품인 고구마와는 다르다. 고구마는 상한 것은 먹을 수가 없다. 그래서 버린다. 하지만 감자는 버리지 않는다. 감자는 상하거나 상처가 나도 용도가 살아있다. 상처가 나거나 상한 놈은 독에 담아서 물을 계속 갈아주고 갈아주어서 독기나 고약한 구린내를 빼 주면 맛있는 감자떡을 만드는 재료가 된다.
그리하여 감자는 상처도 슬픔도 냄새도 감쪽같이 지우고 말간 얼굴이 될 것이다. 또 그리하여 햇살 같은 녹말가루를 쌀가루 속에 넣고 감자떡을 만들어 눈밭에 서 있는 내게 내밀면 나는 맛있게 먹을 것이다. 큰고모님 감사합니다. 하면서……
맹문재 시인은 1965년 충북 단양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1991년 월간지 《문학정신》으로 등단 안양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고 2021년 제12회 김만중 문학상. 고산 문학상. 윤상원 문학상. 전태일 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먼 길을 움직인다』 『물고기에게 배운다』 『책이 무거운 이유』 『사과를 내밀다』 최근에는 『사북 골목에서』 등의 시집을 출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는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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