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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신의 <육개장>

시평

by 웅석봉1 2023. 6. 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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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개장

 

무더운 여름을 어떻게 넘겼냐고 묻는가?/ 솥에서 슬슬 끓는 육개장./ 이열치열의 염천 보양식 있어/ 구슬땀 쏟는 한낮, 그것으로 근기 지탱해 왔으니/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삶은 쇠고기- 깃머리 양지머리 걸랑을 찢어 깔고/ 숭숭 썰어 놓은 대파 무/ 살진 고사리 숙주 토란 줄기 입맛 따라 넣고/ 얼큰하게 끓인 육개장./ 멀리서 찾아온 손을 맞은 겸상에서 흐뭇하고/ 막걸리 한 사발과 함께하는 출출한 저녁 참에도/ 이 한 그릇 있어 사는 재미를 느낀다네.//

 

춥고 긴 겨울을 어찌 날 거냐고 묻는가?/ 뜨끈하고 불그스레한 국물 위에/ 고추기름 둥둥 뜨는 육개장 한 그릇,/ 그거면 이내 콧잔등엔 땀이,/ 불시에 뱃속이 후끈해지며/ 허리마저 백두대간처럼 꼿꼿해지지 않던가./ 없던 배짱도 두둑이 생겨/ 한밤중 태백준령도 거뜬히 넘을 것 같으니/ 한기며 고뿔이 된 줄을 모른다네.//

 

신중신의 <육개장> 전문

 

 

(어설픈 해설)

 

시인은 묻는다. 무더운 여름을 어떻게 넘겼냐고. 시인은 답한다. 이열치열 염천 더위에 펄펄 끓는 육개장 한 그릇으로 구슬땀 흘리며 호록호록 마시면서 넘겼다고. 그러니 육개장 한 그릇이 얼마나 고마운 일이냐고……

 

그런 육개장을 어떻게 만들까…… 갓머리나 양지머리를 찢어 깔고 숭숭 썰어 놓은 대파. . 고사리. 숙주. 토란 줄기 등등을 넣고 얼큰하게 끓이면 육개장이 완성되는데, 이때 혼자보다는 멀리서 찾아준 손님과 겸상해서 막걸리 한 사발 함께하면 사는 재미까지 느낀다니 시인의 행복은 바로 이런 것이라…… 그 이상 무엇을 바라리오.

 

또한, 시인은 춥고 긴 겨울을 어찌 날 거냐고 묻는다. 시인은 답한다. 뜨끈하고 불그스레한 국물 위에 고추기름 둥둥 뜨는 육개장 한 그릇을 콧잔등에 땀이 나도록 마시니……

 

불시에 뱃속이 후끈해지고 허리마저 백두대간처럼 꼿꼿해지고 없던 배짱도 두둑이 생기고 한밤중에도 태백준령인들 거뜬히 넘을 것 같으며 한기며 고뿔인들 이내 몸을 어쩌겠는가. 그러니 육개장 한 그릇이 얼마나 고마운 일이냐고……

 

신중신 시인은 1941년 경상남도 거창 출신으로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1962사상계를 통해 등단하였으며

 

시집으로 고전과 생 모래의 고뇌, 투창,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낮은 목소리, 모독, 노래는 어디에 머무는가, 바이칼호에 와서, 카프카의 집, 아름다운 날들, 하나와 다른 하나, 상현달등이 있으며

 

장편소설로는 까리아인(3), 사할린은 눈물도 믿지 않는다(2), 수필집은 한국인의 마음, 시대의 여울목에서, 하나와 다른 하나, 세계 명작을 찾아서, 문학의 아름다움과 뿌리 찾기등 시와 소설과 평론을 아우르는 다수의 저서를 출간하였고 팔순이 넘은 연세에도 왕성한 활동을 계속 중이다.

 

수상 경력으로는 남명 문학상, 대한민국 문학상. 한국시협상. 한국 카톨릭 문학상. 편운문학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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