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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25)

단편소설

by 웅석봉1 2023. 4. 3.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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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님도 고향을 떠난 지, 하도 오래된지라 기억이 가물거리는 모양이다. 한참을 생각하시더니,

 

……, 우리 옆집에 살던 영식이가 생각나네. 너의 형 친구일 거야. 내가 친정 가면 가끔 그 애가 너의 형이랑 노는 것을 본 일이 있어. 그리고 그 집 아버지 이름이 아마……, 김철수인가 그럴 거야. 나보다 네댓 살 위지. 참 마음씨 고운 사람이었는데……,”

 

그래요? 아 영식이 형, 기억이 갈 것도 같네요. 우리 옆집이면 어느 쪽으로 말입니까?”

 

. 우리 집 대문을 지나서 쭉 가면 안집이야. 흙담으로 둘러쳐진 기와집이 있어. 기억 안 나?”

 

, 그래요~고마워요. 다음에 또 연락드릴게요

 

나는 기억에 없다. 다시 그 집을 찾아 마을로 들어섰다. 다행히 흙담 집은 그대로 있었다. 김철수라는 문패도 낯설지 않다. 반가운 마음에 용기를 내어 그 집으로 들어갔다. 마침 노부부가 마당에서 눈을 치우고 있었다. 얼굴을 알 수 있을 것 같은 사람들이다. 영식이 형의 부모님 들이다.

 

두 분이 그대로 살고 있다. 그들에게 내 명함 한 장을 건네면서 누구인지를 말씀드렸다. 처음에는 상당히 당황하신다. 그러나 곧 그들은 나를 우호적으로 대해 주었다. 나는 그들에게 엄마의 얘기를 대충 들려주었다. 그들도 안타까워한다.

 

참으로 까마득한 옛이야기라 그들도 기억이 가물거리는 모양이었다. 그러면서 엄마가 자기 아들을 참 좋아하셨다고 회고하셨다. 아들도 가끔 엄마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우리 아들을 한번 만나 보라고 하면서 그의 핸드폰 번호를 알려 준다. 천안에서 조그만 슈퍼를 한다고 했다.

 

그들은 또 엄마를 잘 모시라고 당부한다. 경우 없는 짓을 안 하는 착한 사람이었고, 고생도 많이 하신 분이란다. 나는 엄마가 오시면 꼭 연락 바란다는 말을 남기고 마을을 벗어나 서울로 향했다. 그래도 고향에 사는 누군가에게 엄마의 소식을 전하고 나니 무겁던 마음이 가벼워졌다. 나온 김에 영식이 형을 만나기 위해 천안으로 향했다. 엄마가 좋아한 형의 친구라니……, 그가 보고 싶었다.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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