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인사
계묘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해에 도와주신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새해에도 항상 행복하시길 빕니다.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신상조 올림.
여기서부터 코스가 끝나는 지점까지 계속해서 저 섬을 보면서 걷는다고 하니 <비양도>는 14코스의 마스코트라 할만하다. 섬의 섬, 비양도는 비양 나무 자생지라서 비양도인지 모르겠으나 둥근 모습이 농부의 모자처럼 다정스럽다.
<<고려사>>에 의하면 목종 10년(1007년)에 바다 가운데서 솟았다 하니 천년밖에 안 된 어린 섬이 아닌가. 그런 비양도엔 포근한 습지와 오묘한 자연석이 지천이라니 언젠가 꼭 찾아가리라, 마음먹으며 길을 걷는다.
길섶의 백 년 초 밭을 지나니 <해녀콩 서식지>라는 표시판이 보인다. 해녀콩이라서 해녀들만 먹는 콩인가 했더니 그게 아니다. 옛날에 해녀들이 낙태시킬 때 먹었다고 하니 독이 있는 콩이다.
먹고 살기 힘든 시절에 어쩌라고 아이는 그리도 자주 들어서는지, 아이 없애려고 병원 신세 지기도 어렵던 시절이니 저 콩으로 탯줄을 끊었으리라 생각하며 길을 가는데 전망 좋은 위치에 건물 하나가 웅크리고 있다.
제123 전투경찰대장의 경고문이 붙어있는 것으로 보아 전투경찰 초소인 모양인데 보초는 보이지 않았다. 보초야 있건 없건 역할을 다하리라 믿으며 한적한 해변을 걸으니 이내 금능포구다. 포구에도 작은 어선 서너 척이 맑은 물을 머금고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포구를 돌아서니 사람들을 많이도 품은 넓은 공원이 길손을 반긴다. 공원 앞바다는 눈이 시리고, 저 건너 비양도가 손에 잡힐 듯 다가오는데, 바다를 등지고 선 두툼한 <해녀 석상> 앞에는 사진작가 한 사람이 카메라를 세우고 순간을 포착하고 있다.
그런 작가 뒤에서 누군가(?)가 스마트폰을 누른다. 그 누군가 중에는 나도 있었다. 금능해수욕장의 가을 풍경이다.
우리는 해변의 가장자리에 서 있는 화장실에서 화장을 고치고 <화장실이 왜 화장을 고치는지는 알 필요가 없을 것이다> 모래 언덕을 걸어 나갔다. 작은 모래 언덕에는 야영장이 마련되어있고 가족용 텐트 몇 채에는 엄마, 아빠와 어린 아들딸의 웃음소리가 넘친다.
참 흐뭇한 모습이 인접한 협재해수욕장까지 이어진다. 백사장이 넓은 협재해변에도 역시 철 지난 줄 모르는 관광객들이 모래밭을 거닐고 있고, 젊은 가족이 애완견 한 마리를 바다에 풀어놓고 훈련을 시키는지 개를 가지고 놀고 있는데, 외국인 부부는 그 장면이 신기한 듯 카메라를 들어대고 있다.
볼만한 해변의 풍경인데, 왠지 개가 불쌍해 보인다. 이곳 금능과 협재를 잇는 해변은 제주의 대표적 관광명소라는데, 그래서인지 주변의 음식점이나 카페들이 예사롭지 않다. 이국적이고 창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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