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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김삿갓> 216

서평

by 웅석봉1 2026. 3. 2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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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라르손(1853~1919), 스페인 국민화가.

 

소설 김삿갓216

 

김삿갓은 몹시 시장하던 판인지라 호박죽과 삶은 감자가 어떤 진수성찬(珍羞盛饌)보다도 입()에 달았다. 늙은 영감(令監)님은 김삿갓이 호박죽을 달게 먹는 것을 흡족(洽足)스럽게 바라보면서.

 

<우리 두 늙은이가 사람() 구경을 하기는 오늘이 삼() () 만이오,……, 할망구! ()사냥꾼들이 길을 잘못 들어 우리 집에서 자고(宿) 간 것이 아마 삼() () ()의 일이었지?>

 

그러자 할망구가 영감(令監)을 나무란다.

 

<아이참, 영감(令監)은 망령(亡靈)이 드셨나 보구~, 사냥꾼들이 다녀간 것은 영감(令監)님이 아흔(九十) () 나던 해()의 생일(生日)날의 일이었다~, 그러니까 삼() () ()이 아니라, () () ()의 일이라~,>

 

그러고 보면 두 늙은이는 백() 살 고개를 바로 눈()앞에 바라보고 있는 것이 분명(分明)하였다. 김삿갓은 저녁(夕食)상을 물리고 나서 이렇게 물어, 보았다.

 

<두 분은 언제부터 이 산골(山谷)에 살고 계시옵니까?>

영감(令監)이 대답한다.

 

<언제부터 살기는 ……, 나는 이 집()에서 나서(), 오늘날까지 줄곧 이 집()에서 살아오고 있는걸,>

 

<그러면 선조(先祖) 때부터 이 산골(山谷)에서 살아오신다는 말씀입니까?>

 

<나의 칠() 대조(代祖)께서 시끄러운 세상(世上)이 싫다고 하시면서 이 산골(山谷)로 들어오셨다는 거야, 그러니까 우리 가문(家門)은 적어도 백() ()은 훌쩍 넘게(以上) 여기서 살()아오는 셈이지,>

 

<그러면 이 부근(附近)에는 친척(親戚)들도 많이 살고 계실 것이 아닙니까?>

 

<웬걸, 젊은 사람들은 산골(山谷) 살림이 싫다고 저마다 번화(繁華)한 고장으로 이사(移徙)를 가버려서 지금은 우리 두 늙은이만이 남아 있다오,>

 

<그러면 자제(子弟)분들은? ……,>

자제(子弟)분들은 어떻게 되었느냐고 묻자, 이번에는 노파(老婆)가 대답(對答)을 가로막고 나선다.

 

<우리 두 늙은이 사이에는 아들딸이 다섯()이나 있다오, 아들()이 셋(), ()이 둘()이지요,>

<() 남매(男妹)를 두셨다니 그야말로 복(多福)을 많이 타고나셨습니다, () 두 분은 출가(出嫁)하셨을 것이고, 아드님() () 분은 지금 어디 살고 있습니까?>

 

<아들()이 셋()이면 무엇하오, () ()이 모두 중()이 되어 금강산(金剛山)으로 들어가 버린걸>

 

김삿갓은 그 말을 듣고 크게, 놀랐다.

<아니, 아들 삼() 형제(兄弟)가 모두 중()이 되어 금강산(金剛山)에 들어가 버렸다는 말씀입니까?>

 

<그렇다니까요, 큰 아이는 열두 살 때에 장안사(長安寺)에 있다는 노승(老僧)이 데려갔고, 둘째와 셋째는 형()을 따라가지 못해 안달하더니, 급기야 제 발로 금강산(金剛山)에 들어가 버렸어요, 그러고 보면 중()이 되는 것도 팔자(八字)인가 봅니다,>

 

이번에는 영감(令監)님이 마누라의 뒤를 이어 말()을 계속한다.

 

<젊은이도 그런 말을 들은 일이 있는지 모르겠소~마는, 강원도(江原道)에는 옛날부터 전()해 오는 속담(俗談)이 있다오, ‘강원도(江原道) 사람에게는 아들이 삼() 형제(兄弟)는 있어야 하는데, 하나는 범에게 물려 가고, 하나는 중()이 되어 나가고, 하나만이 집에 남아서 가문(家門)을 이어 나가게 된다라는 속담(俗談)이 있다오,>

 

김삿갓은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저도 그런 말을 들은 일이 있습니다, 그러나 삼() 형제(兄弟)가 모두 중()이 되어 집을 나갔다는 것은 너무도 놀라운 일이로군요,>

 

<조금도 놀라 울게 없어요, 호랑이한테 물려 가지 않고 중()이 되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多幸)한 일이라구, 제 팔자(八字)를 제가 개척(開拓)해 나간다는데, 에미 애빈들 무엇 때문에 자식(子息)들의 앞길을 가로막겠느냐 말야,>

 

노인(老人)의 사고방식(思考方式)은 인간(人間) 세상(世上)의 모든 것을 달관(達觀)한 듯한 말투였다.

<아드님들이 모두 출가(出家)했으면, 집에 젊은이가 없어서 두 분은 어떻게 생활(生活)을 꾸려 나가십니까?>

 

<두 늙은이가 먹으면 얼마나 먹는다고 ……, 먹고 살아가는 데는 아무 걱정이 없어요>

<걱정이 없다뇨? 누가 농사(農事)를 지어야 먹고 살아가실 게 아닙니까?>

 

정비석(鄭飛石) 풍류소설(風流小說) 소설 김삿갓(2), 216~218-계속-(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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