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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김삿갓> 170

서평

by 웅석봉1 2026. 2. 2.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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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아드리앙 솔리어(1982~ 현재), 프랑스 아티스트.

 

소설 김삿갓170

 

<), 일룡사(一龍寺)에 사는 중이,

), 이용사(二龍寺)로 가는 길에,

), 삼로(三路) 거리에서,

), 사대부인(士大夫人)을 만났으매,

), 오음(五陰)이 불통하여,

), 육효(六爻)로 점을 치니,

), 칠괘(七卦)도 좋다마는,

), 팔괘(八卦)가 더욱 좋다,

), 굽어라,

), × 좀 하자.>

 

중놈의 입에서 나온 말치고는 너무도 해괴한 음담패설(淫談悖說)이었다. 김삿갓은 중놈의 음담패설(淫談悖說)을 엿듣고 나자, 저 마나님이 그런 쌍 말을 어떻게 감당(勘當)해 낼 수 있을까 염려스러워 걱정이 태산(泰山) 같았다.

 

왜냐하면 양반댁(兩班宅) 안방 마나님이 그와 같은 음담패설(淫談悖說)에 응답(應答)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만약 즉석(卽席)에서 응답(應答)을 못 할 경우에는, 마나님은 꼼짝, 못하고 욕()을 보게 될 것이 아니겠는가.

 

(만약 그런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내가 표면에 나서야 하겠구나!)

 

김삿갓은 그런 생각조차 해보며, 마나님의 태도(態度)를 예의(銳意) 주시(注視)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나님의 태도는 시종(始終)이 여일(如一)하게 태연자약(泰然自若)한 것이 아닌가.

 

중놈은 이제야 욕심(慾心)을 채우게 되었구나 싶은지 크게 기뻐하면서,

 

<내가 내기를 걸었으니, 이제는 그대가 내기를 받아야 할 게 아닌가, 자신(自信)이 없거든 여러 말 말고 빨리 내 품 안에 안겨요>

하고 말하며 여인(女人)을 품어 안으려는 듯, 두 팔을 좌우(左右)로 활짝 벌려 보이기까지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瞬間), 마나님은 자세(姿勢)를 바로 하더니 중놈을 정면(正面)으로 쏘아보며 벼락같은 호통을 치는 것이었다.

 

<이 천하(天下)의 잡놈아! 내가 다시 한번 훈계(訓戒)를 내릴 테니 그대는 내 말을 똑똑히 들어라!>

그리고 그녀는 말재주 내기에 대한 응답(應答)을 다음과 같이 외쳐 대는 것이었다.

 

<), 일편단심(一片丹心)이 내 마음,

), 이심(二心)이 어찌 되랴,

), 삼강(三綱)이 뚜렷하고,

4), 사리(事理)가 분명커늘,

5), 오할(五割)할 이 잡놈아,

6), 육환장(六環杖) 둘러 집고,

7), 칠가사(漆袈裟) 둘러메고,

8), 팔도(八道)를 편답(遍踏) 하며,

9), 구하는 게

10), ×이더냐!>

 

마나님의 호통은 추상(秋霜) 열일(烈日)같이 준엄하였다. 김삿갓은 마나님의 준엄(峻嚴)하고도 절묘(絶妙)한 응답(應答)에 무릎을 칠 듯 탄복(歎服)하였다.

 

마나님은 지금까지는 말끝마다 대사(大師), 대사(大師)하고 깍듯이 존대(尊待)를 해왔건만, 이제, 와서는 오할(五割), 할 이 잡놈 아!’라고 불호령(號令)을 지르는데 그 위세(威勢)가 얼마나 무서웠던지 중놈은 혼비백산(魂飛魄散)하여,

 

<에끼, 천하(天下)에 무서운 계집이로구나!>

하고 뇌까리며 즉석(卽席)에서 줄행랑을 놓아 버리는 것이었다.

 

중놈이 도망을 가버리자, 마나님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산길을 다시 조용히 걸어 나가고 있었다. 참으로 존경(尊敬)할 만한 부인(夫人)이기에, 김삿갓은 먼빛으로나마 머리를 몇 번이고 수그려 보였다.

 

이윽고 석양(夕陽) 무렵에 서당(書堂)으로 돌아오니, 무봉(無縫)은 무슨 급()한 일이라도 생겼는지 몹시 초조한 빛을 보이며 다급스럽게 말한다.

 

<선생(先生)은 어디를 갔다 오기에 사람을 눈알이 이처럼 빠지도록 기다리게 하시오?>

<왜 그러시오? 나한테 무슨 볼일이 있으십니까?>

김삿갓은 왜 그러는가 싶어 서당(書堂)으로 들어서며 물었다.

 

무봉(無縫)은 벌떡 일어나더니 김삿갓의 손목을 끌고 밖으로 나오며,

<여기는 아이들이 있으니, 약국(藥局)으로 가십시다, 삿갓 선생과 조용히 상의(相議)할 일이 있어요>

 

이윽고 김삿갓은 약국에서 무봉(無縫)과 단둘이 마주 앉았다.

<조용히 상의(相議)할 일이란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정비석(鄭飛石) 풍류소설(風流小說) 소설 김삿갓(2), 106~109-계속-(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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