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혓바닥은 왜 있을까?
혓바닥은 음식(飮食)을 삼키고, 맛보고, 말하기 위해 존재(存在)한다. 혀(舌)의 움직임에 집중하면서 음식을 먹어보자. 혀는 음식을 이(齒)와 이(齒) 사이로 움직여 이(齒)가 씹어 으깨는 과정을 돕거나 음식과 타액(침)을 섞어 삼키기 쉽도록 부드럽게 만들어 준다. 이와 같이 음식(飮食)을 먹는 동안 혀(舌)는 입속을 부지런히 오가며 움직인다.
음식을 입안에 넣으면 혀(舌)가 맨 먼저 감지한다. ‘우웩, 맛없어! 이처럼 구역질이 나면서 뱉고 싶어지는 현상(現象)은 혀(舌)에 맛을 느끼는 센서가 있기 때문이다. 혀(舌)는 상한 음식이나 몸에 해로운 독(毒)을 먹지 않도록 우리 몸 입구(入口)에서 감별하는 문지기 역할(役割)을 한다.
말할 때 혀는 특히 분주하다! 혀(舌)와 입술(脣) 양쪽의 모양을 바꾸어 ’ 아, 야, 어‘ 등 다른 소리를 내는 매우 중요한 역할(役割)을 한다. 혀(舌)는 근육(筋肉) 덩어리로 되어 있어 뼈(骨)가 없기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과학 잡학사전 통조림 <인체 편>』 <엮은이 키즈나출판 편집부, 옮긴이 서수지, 감수 이경훈, 하라다 도모유키(原田知辛) (사람과 나무 사이, 2023)>, 33쪽에서 인용.
*각설하고 올레길을 걸어보자.
▲능선 위에는 바람도 자고 가는 곳처럼 고요하고 아담하다. 알처럼 둥글고 작다고 난봉(卵峰), 우리말로 <알오름>이다. 해발 96.2m 낮은 오름이다. 지나온 말미오름은 시흥리(始興里) 사람들의 오름이라면 여기 알오름은 종달리(終達里) 사람들의 오름이리라.
시흥리와 종달리는 이웃하며 살고 있지만, 옛날부터 관할관청(管轄官廳)이 다르다. 시흥리는 정의현(㫌義縣)이요, 종달리는 제주목(濟州牧)이니 지향하는 삶과 자존심(自尊心)도 달랐을 것이다. 세월이 흐른 지금도 그런 정서(情緖)가 남아있다고 한다.
알오름을 내려선 길은 푸른 무 밭길과 <김해김씨(金海金氏) 입도조(入道祖) 신도비(神道碑)>를 비롯한 가족 묘원들을 지나고, <수다 뜰>이라는 나 홀로 식당(食堂)도 지난다. 나 홀로 식당을 지나기 전에 허기를 달래기 위해 가지고 간 막걸리 한 모금 마셨다.
시간은 점심때를 넘겼으나 아침을 늦게 먹은 우리는 성산일출봉(城山日出峯) 입구쯤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길을 계속 걸어 나갔다. 길은 일주도로를 건너서 마을로 들어선다. 마을 입구에는 잔디운동장이 아담한 학교(學校)가 나그네를 부럽게 한다.
제주도의 끝, 종달초등학교(終達初等學校)다. 학교 앞의 한길에는 개(犬) 한 마리가 한가롭게 놀고 있다. 개(犬)를 싫어하는 나지만 꼬리를 살랑거리는 이놈은 귀엽기만 하다. 이런 귀여운 개(犬)는 처음 본다.
부러운 학교를 지나 마을 속으로 들어서니 마을회관 앞 늙은 팽나무 한 그루가 마을 수호신처럼 고고(孤高)하다. 동구(洞口) 밖 정자나무나 마을 속 팽나무는 언제 보아도 신령(神靈)스럽다. 늙은 나무 아래를 지나면서 생각한다. 사람들이 집을 지으면 나무를 심고 정원(庭園)을 가꾸는 것은 어떤 심리(心理)에서일까를, 자연(自然)을 두려워함일까, 아니면 사랑함일까,
마을을 벗어나는 어귀에 또 팽나무 한 그루와 공덕비(功德碑)들이 가지런히 서 있다. 다가서니 뇌(腦)에 익은 이름이 새겨져 있다. <제15대 제주도지사 구자춘 송덕비>가 비석거리의 앞자리에 꿋꿋이 자리하고 있었다. 구자춘(具滋春, 1932~1996)이 누구인가?
그가 제주지사를 지냈다는 사실은 생소하지만 5.16의 주체세력(主體勢力)으로 젊은 나이에 수산청장(水産廳長), 경북지사(慶北知事), 서울시장, 내무부(內務部) 장관(長官) 그리고 민주화 이후 국회의원(國會議員)을 두 번씩이나 지낸 풍운아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1969년 11월, 1년 8개월 동안의 제주 지사직(知事職)을 마감하는 자리에서 <어디서든 이제 나는 제주도 사람>이라는 말을 남기고 제주를 떠났다고 하여, 여기 그의 송덕비(頌德碑)까지 세워져 있으니, 그는 영원한 제주인인 셈이다. 그에 대한 평가는 역사(歷史)가 할 것이고, 아무튼 제주올레라는 길 위에서 현대(現代) 인물(人物)을 만나니 잠깐 역사(歷史)란 무엇인가가 스친다. -135-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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