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목 증후군이 뭘까?
원래 휘어진 C자 형이어야 할 목뼈가 똑바로 펴진 상태를 일자목이라 한다. 목은 머리의 무게를 분산하기 위해 완만한 곡선 모양이다. 그런데 일자목 증후군은 그 곡선이 똑바로 펴진 상태다. 그로 인해 어깨결림이 발생하기 쉽고, 뇌에 전달되는 혈액량이 줄어들어 두통에 시달린다.
최근에 스마트폰 사용이 일자목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고개를 숙인 채 장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일자목이 될 수 있다. 또 너무 높은 베개를 베거나 키에 맞지 않는 책상 혹은 의자를 계속 사용해도 일자목이 될 수 있다.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몸을 옆에서 봤을 때 두 발의 발바닥 전체가 바닥에 닿고 허리가 곧게 펴져야 바른 자세다. 일자목을 예방하려면 책상에 앉아 공부할 때나 일할 때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과학 잡학사전 통조림 <인체 편>』 <엮은이 키즈나출판 편집부, 옮긴이 서수지, 감수 이경훈, 하라다 도모유키(原田知辛) (사람과 나무 사이, 2023)>, 293쪽에서 인용.
*각설하고 올레길을 걸어보자.
▲신도2리 마을을 지나 수월봉을 2.8 Km 못 미치는 지점에 놓인 작은 다리, 다리 위에 안녕히 가시라는 서귀포시의 안내문을 보니, 이 다리가 시(市) 경계인 모양이다. 다리를 넘으니 <제주 환상 자전거길, 한경면>이란 팻말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여기부터가 제주시라는 영역표시이리라.
그 옛날(태종 16년, 1416년) 안무사(安撫使, 3품) 오식(吳湜, 본관 울산)의 건의에 따라 한라산을 중심으로 남쪽을 둘로 갈라 동(東)은 정의현(旌義縣), 서(西)는 대정현(大靜縣)으로 양분하였다. 행정에서 영역이란 매우 중요하다.
가령 여름철 급류에 쓸려 떠내려온 시체가 개울 왼쪽인가 오른쪽인가에 따라 관할(管轄) 경찰서가 달라지니, 시체를 먼저 발견한 경찰관이 그것을 발로 차서 건너편으로 보내면 남의 관할(管轄)이 된다. 이론적으로 그렇다는 말이고 실제로 그런 경찰관은 없을 것이다.
다리를 건넌 길은 해변을 계속 걷는다. 길 왼쪽으로의 해변은 높은 절벽이다. <세계지질공원 탐방로>라는 안내판이 있는 것으로 보아 수월봉 지질공원 입구다. 그런데 무심코 걷다 보니 올레 리본이 보이지 않는다. 리본이 안 보이면 오든 길을 되돌아가라고 했는데 그러기엔 너무 멀리 온 것 같다. 아마도 올레는 신도 포구 마을에서 들길로 들어간 모양이다.
그렇다고 해도 올레는 어차피 저 오름을 넘을 것이니 원칙을 무시하고 수월봉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니, 예상대로 수월봉 초입에서 올레길과 만날 수 있었다. 시야만 확보된다면 올레길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경험을 얻었다. 그것도 올레와 친숙해진 결과이리라.
수월봉은 쉽게 오를 수 있는 완만한 오름이다. 정상에는 기상관측소인 <고산기상대>가 차지하고 있었다. 서해가 넓게 펼쳐진 정상의 풍경은 광활하고 시원하다. 차귀도가 고요한 바다 위에 떠 있는 모습, 산골 촌놈인 나에게는 그저 혼란스러울 정도로 환상적이다.
제주의 최서단 수월봉을 <녹고물오름>이라고도 하는데, 여기에는 애잔한 사연이 숨어 있다. 아주 옛날, 근처 마을에 병든 노모를 모시고 사는 오누이가 있었다. 하루는 누이 <수월이>가 노모의 병에 좋다는 오갈피나무를 캐기 위해 이곳 절벽을 오르다가 떨어져 죽었다.
이에 동생 <녹고>도 누이를 생각하며 한없이 목 놓아 울다가 그도 안타깝게 죽고 말았다. 그래서 지금도 오름의 절벽에는 하염없이 물기가 눈물이 되어 흐르고 있다. 그 후 오름은 누이의 이름에서 <수월봉>이고 녹고의 눈물을 따서 <녹고물오름>이라는 전설이 전해진다.
그런 수월봉을 내려선 길은 삼거리 갈림길에 이른다. 내륙으로 들어가면 고산리 유적지로 가는 길이고, 해변으로 가면 <엉알길>이다. <엉알>이란 큰 바위라는 뜻이니 높은 절벽 길이 바로 <엉알길>이다.
올레는 <엉알길>로 가라 한다. 길은 관광객으로 넘쳐나고 길옆의 정자에도 관광객으로 복닥거리니 정자는 곧 그들의 사랑방이다. 혼자 걸어서인지 끼리끼리가 보기 좋은 풍경으로 다가온다.
길 오른쪽은 번들거리는 절벽이고 왼쪽은 넘실거리는 바다다. 보는 풍경은 환상적인데 걷는 길은 시멘트 포장길이라 불편하다. 길의 관리상 어쩔 수 없는 조치일 것이나 포장길보다는 흙길이 편하고 부드럽다는 사실을, 포장길을 걸으면서 다시 느낀다.
굴곡 없이 가는 해변 길은 <자구내포구>까지 이어진다. 작은 포구지만 있을 것은 고루 갖춘 손색없는 풍경이다. 영화 <이어도> 촬영지라는 손때 묻은 빗돌이 포구의 중앙을 지키고 있다.
포구의 냄새가 유난히 깊어서 좋다. 포장마차의 오징어 굽는 냄새, 식당의 조개 굽는 냄새가 바람에 실려 오는 갯벌 내음과 잘 어울리는 짜릿한 맛이 넘친다. 나는 포구의 깊은 내음에 이끌려 반쯤 마른 한치 몇 마리를 포장마차에서 구워, 씹으면서 길을 걸었다. 먹다 남은 막걸리를 물처럼 마시면서 말이다. -106-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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