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전 비슷한 글을 쓰려니 내 자랑이 늘어지는 것 같아 민망하기도 하다만, 사실 아닌 거짓을 쓸 수도 없으니, 다소 거북스럽더라고 독자분들의 넓은 이해를 바라면서 계속한다.
각설하고…… 2005년 말, 성남에서 영업하는 농협의 점포를 보면, 중앙회 소속이 21개소, 지역농협이 12개소, 품목농협이 5개소, 합해서 38개의 점포가 영업 중이고, 직원 수(數)로는 중앙회가 320명, 지역농협이 232명, 유통센터(중앙회 직영의 성남농산물 유통센터 )가 450명, 도 합 1,002명이 성남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지역농협의 조합원 수는 3,433명이었다.
이 자료는 매년 년 말이면 발행하는 우리가 한 일들, 농협 인의 이야기 <플러스 연>에 있는 내용들이다. 이런 것들을 미루어 보아도, 성남의 농협들이 전체 농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다. 아마도 전국 최대 규모의 농협이었을 것이다.
나는 부임 초부터 여러 가지 일들을 밀어붙였다. 그 사업들은 근무하는 3년 동안 계속되었고, 특히 직거래장터나 봉사활동들은 지금까지(2024년)도 이어지고 있다고 들었다.
지금 생각해도 성남에서의 농협 생활은 내 인생의 황금기였다. 2005년 12월의 존경하는 <상사상>에 앞서 2005년 3월에는 중앙회가 제정한 제1회 <새농협상>까지 수상하였다. 우우우
<새 농협상(農協 像)>은 전국에 수많은 농협 사무소 중에 가장 농협다운 농협에 시상하는 상이었다. 농협다운 농협이란 다소 모호할 수도 있겠으나, 좀은 촌스럽고 좀은 세련되고, 즉 촌스러우면서도 세련된 모습이랄까, 뭐라 표현키는 어렵지만 가슴 따뜻한 사연이 있는 상이라 말하고 싶다. 내가 받은 상 중에서 가장 값진 상이었다.
그런데, 다음 해에는 수여하지 않은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도 이 상을 제정한 이후에 약간의 문제가 생긴듯하다. 기존에 이와 비슷한 상이 있는데 왜 또 상을 만드는가? 하는 의구심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기존에 농협 창립기념일(8월 15일)에 시상하는 총화상(總和像)이 있으니, 별도로 선정한다는 것은 상의 남발이라는 지적 등이 작용한 것과, 중앙본부에서 (총화상)과 (새농협상)을 수여하는 부서가 달라 서로 알력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상이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라는 평소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이처럼 2004년과 2005년의 우리는 도시 속의 농협이 나아갈 길을 개척했다고 자부하였으나, 2006년도 나는 본부 입성에 실패했고, 그리하여 스스로 좌절했지만,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후회하거나 실망하지 않았다. 나에게는 정년까지는 아직도 3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었다.
당시 낙생농협 이성희(1949~현재) 조합장은 중앙회 이사 조합장이었다. 중앙회 이사는 각 도(道)마다 한 사람이었다. 웬만한 인사이동은 이사가 좌지우지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나도 이사 조합장께 은근히 내 희망 사항을 설명하려고 하였다.
그랬더니 이성희 조합장(그는 이사직을 마치고 상근 감사 후 회장도 역임)은 그렇지 않아도 수일 전에 내 이야기를 회장께 상의드렸다고 하면서, 그 문제는 전적으로 자기(회장)에게 맡겨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성남에 근무한 지 2년(사무소장의 근무 기간은 없었으나 보통 2년이면 타소로 이동되었다)이 되었으니, 아마도 연말이 끝나면 본부로 이동시킬 마음을 갖고 있었다고 생각되었다.
사실 당시 정대근(鄭大根, 1944~현재) 중앙회 회장은 내가 감사실 수반 검사역으로 근무할 때 상근 감사였고, 그보다 먼저 내가 경남지역본부에서 검사 팀장으로 근무할(1991~1992년) 당시에는 정대근 회장은 밀양시 관내 삼랑진(三浪津) 농협 조합장이었다.
우리 검사팀이 밀양 관내 지역농협에 감사 출장을 나가면 그는 어김없이 감사장(監査場)을 찾아서 검사역들과 수감사무소 직원들을 위로 격려하였다. 그는 일선의 농협 조합장에서 중앙회 상근 감사와 회장까지 역임한 입지전적인 인물이었다. 이성희 전 회장도 정 회장과 같은 코스를 밟았다.
다만 이성희 회장은 임기 만료로 명예롭게 퇴임하였지만, 정대근 회장은 농협중앙회장 시절에 무슨 수뢰 사건으로 구속되는 등 불명예로 퇴직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시는지 모르지만 아까운 분이다. -33)-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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